폰테크 방법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도운 것처럼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에 개입해 이란을 지원할 것이라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타스 통신에 따르면 후티 정치국 소속인 모하메드 알 부카이티는 이날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 계열 무바셰르 TV에 “우리는 시온주의(이스라엘) 공격을 격퇴하는 데 있어 이란을 지원하기 위해 개입할 것이며 가자지구의 형제들을 지원한 것처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온주의 단체는 이란의 핵 시설을 겨냥함으로써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었다”라고 주장하며 이번 분쟁 과정에서 후티가 이란과 협조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후티는 앞서 지난 15일 이란 지원을 받는 무장조직 가운데 처음으로 자신들이 이번 분쟁 과정에서 이란 지원에 나섰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후티는 24시간 동안 이스라엘 중부 자파 지역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야히야 사리 후티 대변인은 “이스라엘 적을 상대로 한 이란군의 작전과 조율해 수행됐다”며 해당 공격이 이란과 논의하에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후티는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함께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른바 ‘저항의 축’의 일원이다.
후티는 지난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하마스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홍해 인근을 지나는 국제 상선과 미국 군함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왔다. 이에 미국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예멘의 후티 군사 거점을 공습했으며,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후티가 미국 군함을 공격하고 미국이 후티를 공습하는 일이 반복됐다.
후티는 지난 달 6일 트럼프 행정부와의 휴전 합의에 따라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중단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엿새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방공호에서 쫓겨나는 등 대피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
알자지라는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떨어진 이란의 미사일을 피하던 팔레스타인인들이 대피소에 출입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많은 팔레스타인인이 미사일을 피해 방공호로 대피하던 중 유대인들(이스라엘인)에 의해 출입을 저지당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아크레의 유대인 아파트 단지에 사는 사마르 알라셰드는 지난 13일 이란의 공습이 시작됐을 때 다섯 살 딸을 데리고 건물 대피소로 향했으나 한 주민이 문을 닫아버려 들어갈 수 없었다. 알라셰드는 “내가 딸에게 (히브리어 대신) 아랍어로 말하는 것을 듣고 한 주민이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너한테는 안 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약 21%(200만명)를 차지하는 팔레스타인인 등 아랍계 주민들은 차별적 대우를 받아왔다. 이들은 투표권을 포함한 시민권을 가지고 있으나 주택·금융·사회복지 등 전 분야에서 유대인과 동등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아랍 소수자 권리 법률센터에 따르면 65개 이상의 법률이 팔레스타인 시민을 직간접적으로 차별하고 있다.
이스라엘 내 보호 시설들은 유대인 주거지역에 집중적으로 건설돼 팔레스타인인들은 재난 상황에서도 대피소에 접근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단체들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거주지의 공공 대피소 중 87%가 학교 내부 등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있다. 반면 유대인 거주 지역에서는 주차장이나 전용 지상 구조물 등 비교적 접근이 쉬운 곳에 대피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은 법으로 1990년대 초 이후 건설된 모든 주거·산업용 건물에 방공호를 설치하도록 정하고 있으나 팔레스타인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건물에서는 법이 준수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감사원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유대인 주택의 25%가 법적 규정을 준수하는 안전한 공간이 부족한 반면, 팔레스타인 공동 주택은 70% 이상 부족했다.
인권단체 이스라엘 시민권 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10년 넘게 우리는 모든 시민이 로켓과 미사일 공격에서 보호받을 권리를 위해 싸워왔지만 특히 동예루살렘의 아랍 시민 등 취약 계층은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14일 이란의 미사일이 아랍계 주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탐라에 떨어져 민간인 4명이 사망하면서 팔레스타인인을 비롯한 아랍계 주민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차별적 대우가 논란이 됐다. 대부분 대피 시설이 갖춰진 다른 지역과 달리 아랍계 주민들이 모여있는 탐라에는 방공호가 없어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