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패스 사기 수없이 물었던 말이다. 그만큼 답해야 했던 말이기도 하다. 무슨 일을 하느냐는 말. 한국 사회에서 ‘하는 일’에 대해 묻고 답하는 것은 소속과 지위를 확인하는 수단이 된 지 오래니 물을 때였든 답할 때였든 그리 흔쾌했던 기억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런데 기어이 묻고, 들어야 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추진한 현대사 구술채록 사업 가운데 하나로, 역대 대통령을 보좌했거나 이에 관계된 일을 수행했던 이들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기록하는 일을 했다.2022년 갑작스럽게 청와대가 전면 개방됐다. 이후 청와대는 그야말로 ‘핫플레이스’가 됐다. 성역, 구중궁궐에 비유될 만큼 쉬이 속을 들여다볼 수 없었던 그곳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은 대단했다. 다만 제왕적 대통령제를 만든 문제적 공간이라 여긴 탓인지 청와대 개방은 과감함을 넘어 성급하게 진행됐다. 청와대와 그 주변 지역은 몸살을 앓았다. 청와대를 배경으로 그럴듯한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게 된 것 이상으로 우리는 무엇을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