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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크 업체추천 사토이 “AI는 갈릴레오 망원경…기술 발달 속도, 정체기 접어들어”
작성자  (180.♡.179.208)
폰테크 업체추천 “인공지능(AI)은 인간도, 새로운 종도 아닌 하나의 도구다.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통해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태양계 깊숙한 곳을 볼 수 있었던 것처럼, AI는 디지털 우주나 데이터 우주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고 우리나 인간의 기계로는 볼 수 없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도구다.”
마커스 드 사토이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60)는 AI 기술을 너무 낙관적으로, 또는 두렵게 볼 필요 없는 도구 중 하나로 정의했다.
사토이 교수는 다양한 영역을 종합해 창의성을 발현하는 인간의 강점과 인간의 틀을 벗어날 수 있는 AI의 강점을 결합한 ‘현명한 방식’으로 AI를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런 맥락에서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으로 부르는 게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사토이 교수는 또 AI 기술이 디자이너 등 창작 욕구는 있지만 실력이 부족했던 이들에게는 문턱을 낮추는 긍정적 효과, 일명 ‘창의성 민주화’가 실현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언제일지 모르지만 AI가 인간과 같은 새로운 의식체가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최근 10년간 급속히 발달한 AI 기술 발달 속도는 정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사토이 교수는 기술 변화 속도에 맞춰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기술이 아닌 ‘기술을 배우는 법’을 교육하는 방식으로 교육 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토이 교수는 영국의 대표 ‘스타 과학자’로 불린다. 그는 국제수학자회의(ICM) 준우수상 수상 등 학문적 성과도 보유하고 있지만 대중 강연, 언론 기고, TV·라디오 출연 등을 통해 수학이라는 학문을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널리 알린 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AI를 정면으로 다룬 그의 책 <창조력 코드>를 포함해 대중 과학서인 <우리가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수학자의 생각법> 등은 영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사토이 교수와의 인터뷰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그의 자택에서 진행했다.
다음은 사토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과 관련한 뉴스가 거의 매일 나오고 있다. 최근에 접한 뉴스 중 인상적이었던 게 있다면.
“AI가 상업이나 예술 영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나는 기초 과학 분야에 사용되는 기계학습과 AI 기술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가령 데미스 허사비스와 딥마인드가 단백질 접힘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이 기술을 사용했을 때가 그랬다. 단백질 접힘은 뇌의 퇴행성 질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AI는 이 연구를 완전히 혁신시켰다. 실제로 이 연구는 최근 노벨상으로 인정받았고, 나는 매우 정당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AI가 정말 잘하는 것 중 하나는 ‘협업’이다. AI는 인간도, 새로운 종도 아닌 하나의 도구다.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통해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태양계 깊숙한 곳을 볼 수 있었던 것처럼, AI는 디지털 우주나 데이터 우주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고 우리나 인간의 기계로는 볼 수 없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도구다. AI가 발견한 패턴은 단백질 접힘 같은 기초 과학이나 내 전공인 수학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 책 <창조력 코드>에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국을 계기로 ‘AI가 내 직업을 빼앗을 수도 있지 않을까’ 고민하게 됐다고 썼는데, 이후 10년이 흘렀다. 이제는 산업계를 넘어 일반 대중도 AI를 일상에서 친숙하게 사용하는 시대가 됐다. 경향신문은 ‘초가속 시대’로 명명했다. 지난 10년의 변화를 어떻게 보고 있나.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국은 단순한 가속이 아닌 ‘페이즈 체인지’(근본적인 변화의 순간)이었다. 인간이 직접 명령을 내려 기계가 빠르고 깊이 있게 실행하는 기존 ‘하향식’ 코딩에서, 코드가 스스로 변형하고 학습하는 ‘상향식’으로 전환된 순간이었다. 마치 물이 끓어 증기가 되는 순간 같은 그 이전과 이후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게 됐다. 최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AI 행사에 갔었는데 주제가 ‘테크셀러레이션(Techceleration·기술과 가속의 합성어)’이었는데, 그 단어가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 이후 오늘날까지의 변화를 축약한 단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기술 발달 곡선의 기울기가 변하는 게 감지되고 있다. 지난 10년과 같은 기술 발달 속도는 어느 순간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 더는 우리가 가진 데이터로 더 많은 것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챗GPT가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학습하고 있지만, 더 많은 텍스트를 학습하더라도 성능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 많은 이들이 기술 발달이 가속해 AI가 의식을 갖게 되고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 두려워하지만, 나는 좀 더 신중히 생각하고 싶다. 이제 이 기술의 한계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싶다.”
- 지금이 그 정체기에 가까워지는 시기라는 건가.
“이제 정체기에 접어든 것 같다. 여전히 어느 정도의 진전은 있겠지만, 점점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데이터가 시스템을 크게 개선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AI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독특한 스타일을 가졌다는 것이었다. ‘AI 예술 스타일’이라 부를 수 있는, 상당히 복잡하고 다소 모호하며 독특한 미학을 가진 이미지들이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인간이 실제로 DALL·E와 미드저니 같은 도구를 사용해 그 이미지들을 더 인간적인 형태로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그런 부분이 아쉽다. 왜냐하면 AI 기술에서 새롭게 나타나던 무언가를 잃고, 대신 인간이 만든 것처럼 보이게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미드저니와 DALL·E 같은 기술들이 새로운 AI 스타일을 만들어내던 초기 기술에서 한 단계 후퇴한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그 기술들은 훌륭하지만 오래된 인간의 스타일로 돌아갔다는 점은 덜 흥미로운 방향이라 생각한다.”
- <창조력 코드> 집필 이후 대략 5년이 지났다. 당시 책에서 인간의 특성, 일명 ‘인간 코드’를 언급하며 ‘상황 변화에 대처하고 전체 상황을 조망하는 일에는 인간 코드가 더 적합한 듯하다’고 밝혔다. 그 생각이 지금도 유효한가, 아니면 이제는 역전이 됐다고 보나.
“기계 학습은 인간 코드가 창의적이거나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 매우 잘 맞춰져 있다. 하지만 지금 모두가 걱정하고 있는 게 있다. ‘우리가 종으로서 사라질까’ ‘기계가 인간을 넘어설까’ 하는 것들, 즉 ‘특이점(Singularity)’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한다. 나는 이런 논의가 매우 좁고 일차원적인 지능과 창의성에 대한 시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한다. 특이점은 현재 인간이 기계보다 더 똑똑하지만, 향후 AI가 인간을 따라잡아 결국 우리를 넘어설 것이라는 생각이다. 나는 이건 오해라고 본다. 지능은 다차원적이다. AI가 인간을 넘어설 영역도 있고, 인간이 계속 우위를 유지할 영역도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여러 요소를 통합하는 인간의 능력 같은 것이다. 엄청난 양의 아이디어와 데이터, 경험을 한데 모아 하나의 일관된 흐름, 즉 하나의 ‘살아있는 경험’으로 통합하는 능력이다. 그 덕분에 우리는 다른 영역에서 온 아이디어를 활용해 새로운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반면 AI는 학습한 데이터에 제한돼 있기 때문에 지금은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제한적이다. 예를 들면, 음악을 학습한 AI는 음악밖에 못 만든다. 하지만 인간 작곡가는 음악뿐 아니라 문화·역사·언어 등을 모두 통합해서 음악을 만든다. 우리는 다면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창의성을 발휘하지만 AI는 하나만 가져오기 때문에 인간보다 많은 부분을 놓치고 있다.”
- 구체적으로 예를 든다면.
“내가 실제 한 공연장에서 흥미로운 공연을 한 적이 있다. 바흐 음악을 학습한 AI가 만든 음악을 관객에게 들려주는 공연이었다. 들려준 건 실제 바흐 곡을 잘라 ‘바흐 곡 → AI 곡 → 바흐 곡 → AI 곡’으로 만든 하이브리드 곡이었다. 공연 이후 관객에게 어느 지점에서 바흐 곡과 AI 곡이 바뀌었는지 물었는데 대부분 관객이 구분하지 못했다. 연결이 너무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전문 연주자가 구분했다. 그는 ‘내가 원곡을 잘 알고 있기도 하지만, AI 곡은 실제 인간의 손가락으로 연주할 수 없는 부분이라 구분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AI는 손가락이 없어서 그런 부분을 신경 쓰기 않고 작곡한 것이다. 그리고 당시 들려준 음악은 바흐의 ‘영국 모음곡(English Suite)’을 바탕으로 만든 곡이었다. 바흐가 왜 ‘영국 모음곡’이라 이름을 붙였는지 알고 있나? 바흐는 언어를 사랑했다. ‘영국 모음곡’ 외에도 ‘프랑스 모음곡’ ‘이탈리아 콘체르토’도 썼다. 언어마다 고유한 음악성이 있다. 한국어와 영어는 매우 다른 음악성을 가진다. 그래서 셰익스피어 작품과 한국 극작가의 작품이 다르게 들리는 것이다. 바흐는 언어를 영감으로 곡을 쓴 것이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요소를 통합하는 이런 부분이 바로 인간이 기계보다 훨씬 앞서 있는 부분이다. 인간은 생각하고 만들고 창조하는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종합한다.”
- ‘인간이 덜 기계처럼 행동할 수 있도록 기계가 도움을 줄지 모른다’는 전망도 인상적이었다. 당신의 말대로 ‘지루하고 힘든 것은 인공지능이, 재미있고 창의적인 것은 인간이 맡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다만 이런 낙관론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기술 변화는 동전의 양면처럼 밝은 면과 이에 따른 부작용, 어두운 면이 존재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스마트폰 덕분에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게 가능한 세상이 된 동시에,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노동하는 세상이 된 것처럼. AI 기술에서 밝은 면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어두운 면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I를 인간의 창의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더 창의적일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도구로 생각해야 한다. 내가 말하는 ‘우리가 기계처럼 행동한다’는 건 단순히 지루한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창의적인 작업에도 해당한다. 다만 창작자들은 성공한 방식을 반복하는 데 익숙해져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나는 그 부분은 꽤 우려스러운 점이라고 본다. 나는 인간과 AI의 협업은 정말 창의적인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한 재즈 음악가가 AI를 자신의 즉흥연주 스타일로 훈련했는데 나중에 AI는 그 음악가가 전에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연주하기도 했다. 이 사례는 AI가 단순히 지루한 일을 대신하는 데 그친 게 아니라, 자신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당신이 늘 반복하는 즉흥연주 말고도 할 수 있는 것들은 이렇게 많아’라고 보여줬다. AI가 인간의 창의력을 확장한 좋은 사례라 생각한다. AI 기술로 ‘1군’에 속하는 최고 수준의 창작자들은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정말 뛰어난 창작물을 만들기 위한 데이터는 적어 AI가 그 수준까지 배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험한 건 그 아래 계층이다. 기업용 영상에 사용되는 음악이나 게임 음악, 잡지용 이미지 등을 만드는 ‘2군’ 창작자들이다. AI가 훨씬 쉽고 저렴한 비용으로 저작권 걱정 없이 일을 해낼 테니 2군 창작자들은 AI 때문에 큰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본다.”
- ‘3군’이 있을까.
“세 번째 계층, ‘3군’이라 하면 과거 디자인과 같은 그런 일을 하고 싶어도 훈련이나 기술이 부족했던 사람들일 것이다. AI는 많은 창의성을 민주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사람들 스스로가 자유롭게 놀 수 있게 해준다. 사실 3군은 원래 비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사람들이 미드저니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가지고 놀며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도 창작을 시작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즉, 창작 산업계에 진입하는 문턱이 낮아져 누구나 자유롭게 그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어쩌면 이전에 훈련이 필요해서, 기술과 창의성에 접근하지 못했던 아마추어 ‘3군’이 새롭게 등장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일 수도 있다. 이들은 놀면서 다양한 실험을 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놀라게 할 무언가를 만들어내며 점차 ‘2군’이나 ‘1군’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3군의 출현과 같은 이런 측면이 AI의 긍정적인 결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다른 긍정적인 면도 있을까.
“많이 얘기하듯 기술 변화는 ‘양날의 검’이다.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있다. 어떤 기술이든 혼란과 일자리 감소가 있지만, 항상 새로운 일자리도 생겼다. 이미 그런 변화도 보인다. AI는 잘 선별된 데이터가 있어야 잘 작동한다. 나쁜 데이터를 넣으면 나쁜 결과가 나온다. ‘쓰레기 입력, 쓰레기 출력’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그래서 ‘데이터 큐레이터’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길 것이다. 좋은 데이터를 잘 다루는 사람이 필요해질 테니까. AI를 잘 다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예술적 창의성의 일부가 될 것이다. 추가해서 말하면 ‘좋은 프롬프터(작성자)’의 힘도 커질 것이다. 예를 들어 DALL·E나 미드저니로 이미지를 만들고 싶으면, AI를 이끌어줄 지시문을 마치 시인처럼 멋진 문구로 써야 한다. 나는 AI를 카메라가 처음 등장했을 때와 비교하곤 한다. 카메라가 등장했을 때 화가를 모두 몰아낼 거로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무언가가 생겼다. 지금도 카메라를 가진 대부분 사람은 사진을 훌륭하게 찍지 못한다. 카메라를 잘 다루는 소수만 훌륭한 사진을 만들어낸다. AI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사람은 DALL·E나 미드저니를 활용해 흥미로운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지만, 몇몇은 아주 잘 활용해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것이다.”
- AI 기술이 급속히 확신하는 이 시기가 산업혁명 초기와 많이 비교된다.
“산업혁명은 사회를 바꿨다. 적응하지 못한 많은 사람에게는 참혹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부유한 사회를 만들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고통받았다. AI도 그런 기술이 될 것이다. 하지만 훨씬 빠른 변화다. 산업혁명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세대 단위 변화였지만, AI는 10년 단위다. 그래서 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사람들이 자신을 스스로 훈련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기술을 가르치지 말고, 기술을 배우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10년 후엔 모든 게 매우 달라질 수 있으니까. 우리는 계속해서 자신을 스스로 변화시켜야만 할 거다. 우리는 기술 변화에 맞춰 빠르게 적응하고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 기계 학습을 통한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달을 두고 우려도 나온다. 어떤 학습, 어떤 알고리즘을 통해 나온 결괏값인지 모른다는 일명 ‘알고리즘의 불투명성’이다. 당신은 ‘알고리즘의 토대가 되는 규칙을 이해해야 하지 않으면 도리어 기계에 휘둘리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그러나 이용자 모두가 알고리즘 원리 등을 이해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을뿐더러 그럴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수학 공식이나 기술 생산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 않나. 인간이 알고리즘에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게 하는 방편은 무엇이 있을까. 정부나 전문가를 통해 감독하고 규제해야 할까.
“우선 기계 학습과 관련한 이 이슈야말로 가장 큰 이슈라고 말하고 싶다. 데이터와 상호 작용하며 생성된 코드의 복잡성 때문에 우리는 통제권을 잃었고, 시스템이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이건 인간의 뇌와 비슷하다. 우리도 가끔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만 왜 어떻게 그런 아이디어가 떠올랐는지 설명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건 신경 세포와 시냅스의 존재를 모두 알더라도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인간이 하향식으로 코드를 작성해 그 결정 과정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코드는 불투명하다. 너무 복잡해서 들여다 볼 수도 없다. 신경 세포와 시냅스처럼, 작성된 코드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심지어 코드와 수학을 이해하는 사람들에게도 어려운 과제다. 내가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지만 코드가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지, 어떻게 사고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코드를 탐색하는 도구가 필요할 것이다. 나는 아내와 결혼한 지 31년이 됐지만, 아직도 아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상호 작용하며 서로의 ‘코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산다. 나는 누군가의 생각과 감정을 알고 싶을 때 창의적 결과물이 매우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AI가 만든 이미지 자료에 흑인이 한 명도 없다면 ‘이 AI는 백인 이미지로만 학습했구나’를 알 수 있다. 이제 AI가 우리의 대출, 취업, 판결 등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에 대해 생각해자. AI가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AI에 우리의 운명을 맡겨야 할까. 의료 분야에서도 사용되고 있는데, AI가 특정 약을 사용하라고 권할 때 그 이유를 모르면 신뢰할 수 있을까. 이를 어떻게 관리할지는 매우 중요한 논의다. 현재 AI에 관련된 주요 세력은 미국과 중국, 유럽이다. 유럽은 규제에 무게를 두고 있어 약간 뒤처지고 있지만 나는 이런 입장이 유럽 공동체의 강점 중 하나라 생각한다. 유럽은 AI가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하는지 규제하고, 인간에게 그 결정 과정을 설명하도록 강제하는 구조를 마련하는 데 앞서 있다. 그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면 대출, 취업, 판결에 사용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기계 코드’와 ‘인간 코드’를 결합한, 가능한 가장 현명한 방식으로 기계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 예전에 인공지능보다는 ‘대안지능’, ‘증강지능’, ‘추가지능’ 등 대안 용어를 쓰는 게 더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힌 적이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앨런 튜링 같은 사람들이 제안한 AI 개념은 인간의 뇌가 기계 작동 방식과 매우 비슷하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신경세포가 시냅스를 통해 다른 신경세포와 연결돼 발화하는 모습이 컴퓨터 작동 방식과 꽤 닮았기 때문이다. 기계의 지능을 탐구하는 아이디어는 뇌가 어떻게 작동하고, 지능이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것이었다. 인간 뇌의 인공적인 버전을 만들려고 했던 것이라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는 그 개념에 딱 맞는 이름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인간 지능과는 매우 다른 지능을 만들고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이미 인간 지능을 만드는 법을 알고 있다. 나는 아이 3명이 있는데, 그들이 바로 아내와 내가 만든 3개의 ‘인공 지능’이다. 어디서 만들었냐면 우리 집 위층 침실에서 만들었다. 인간 지능을 복제하는 것은 별로 흥미롭지 않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인간 지능과 매우 다른 지능이다. 그 지능은 인간 지능이 하는 방식과 아주 다르게 일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이미 생물학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을 인공적으로 다시 만들고자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하며, 지능은 매우 다차원적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새로운 지능의 출현, 새로운 사고방식이다. 그래서 ‘A’가 인공(Artificial)이 아니라 증강(Augmented) 또는 추가(Additional), 대안(Alternative)이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 3가지 중에 하나만 택한다면 어떤 용어가 가장 적절할까.
“3가지 모두 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다. 나는 ‘대안지능’이 뭔가 다른 부분을 인정한다는 점에서는 마음에 든다. 그러나 ‘증강지능’이라는 표현이 더 좋아 보인다. 이 기술이 인간이 다르게 행동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를 돕고, 우리를 증강하며, 우리를 변화시키는 도구라는 뜻을 담고 있다. 또 증강은 협업의 개념을 주는 데 비해 대안은 어쩌면 위협적이고 경쟁적인 무언가를 암시하기도 한다. 만약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증강지능을 택할 것 같다. 같은 맥락으로 여겨지는 ‘추가지능’보다는 ‘증강지능’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증강은 인간이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고 그것을 일종의 하이브리드로 활용해서 단순한 인간 이상의 존재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 예술만큼은 인간의 고유 것으로 남을 거라고 많은 사람이 생각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완전히 달라진 것 같다. 앞으로 ‘인간 고유의 것’으로 남는 것이 있을까.
“우리는 AI가 인간의 예술을 바탕으로 학습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AI에서 나오는 결과물도 여전히 ‘인간적인 품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 창의성에 새로운 필터를 씌운 것과 같다. AI 예술을 외부에서 온 낯선 무언가로 여기며 두려워하기보다는 우리 인간 창의성이 발전한 것으로 봐야 한다. 사실 AI가 만들어내는 이미지, 음악, 글에 여전히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이유가 바로 우리 인간의 감정 세계를 기반으로 학습했기 때문이다.”
- 최근 영국 문화 예술인들이 키어 스타머 총리에게 ‘AI에 데이터를 너무 개방해 제공하면 인간의 저작권이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다. AI의 데이터 학습과 인간의 저작권 관련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게 바로 기술과 그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주는 일이었다. 많은 예술가는 AI를 자신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일종의 블랙박스로 여기고, 큰 위협을 느낀다. 그러므로 우선 그들이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기 시작해야, 법적 조처를 할지 등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해하지 못하면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글로 된 작품을 생각해보자. 어떤 작가는 자신의 책이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훈련하는 데 사용됐다는 사실을 우려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모델들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이 모델들은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통계적 분석을 수행한다. 가령 ‘이와 같은 20개의 단어를 줬을 때, 다음에 올 단어 중 가장 가능성이 큰 단어들은 무엇일까’라는 식이다. 내가 쓴 책을 포함한 수많은 책에 나오는 단어의 통계적 분석으로 예측하는 것으로, 작가의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이 아니다. 위협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물론 내가 내 책 마지막 단락에서 한 줄을 뺀 채 LLM에 입력하면 LLM은 통계적으로 마지막 줄을 채워 넣을 것이다. 작가가 ‘분명 내 책을 인용했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위협을 느끼는데, 마지막 줄을 작가 생각대로 채워 넣는 건 이전에 상당히 구체적으로 제한된 범위에서 제시해 그 마지막 부분이 똑같이 재현된 상황이라 보는 게 맞다. 작가들이 이 점을 더 잘 이해한다면 자신의 작품이 도용당하고 있다는 위협을 덜 느낀 것으로 생각한다. 이미 작가들에게는 창작자를 보호하는 저작권법이 마련돼 있다. 새로운 법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다. 그러나 다른 문제가 있을 수는 있다. AI를 훈련하는 데 내 작품이나 데이터가 사용되지 않기를 원하는 이들도 있고, 사용은 할 수 있지만 보상해달라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나는 이건 매우 공정한 요구라 생각한다. 개인의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은 그 개인에게 있어야 하고, 누군가 사용하고 싶으면 그에게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비록 한 개인의 데이터 자체는 큰 가치가 없지만, 다른 이들의 데이터와 합쳐지면 가치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서 데이터 사용에 대한 공정한 보상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음악이 종종 도둑맞았지만, 지금은 스포티파이나 애플 뮤직 같은 플랫폼 덕분에 음악이 재생될 때마다 아티스트가 보상을 받는다. 나는 텍스트나 다른 창작물에도 비슷한 모델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기술 산업이 우리 텍스트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테니까.
- AI가 인류의 지능을 넘어서는 ‘초인공지능’, 특이점에 관해 묻고 싶다. 지능을 넘어 AI가 의식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 올까.
“과학이 흥미로운 건 이런 종류의 질문에 대해 우리가 결코 완전히 답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또 한 번의 변곡점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다만 나는 현재 우리가 가진 기술에서 그것이 나올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의 기술 수준이 그 정도로 충분히 발전했다고 보지 않는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이고, 그 아이디어가 언제 나올지는 나도 모른다. 재미있는 부분은 어떤 사람들은 이미 AI가 의식을 갖게 됐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자신의 LLM이 의식을 가진 존재라고 믿고, 그것을 열정적으로 옹호하다가 직장을 잃은 구글 직원도 있다. AI가 의식을 갖기 전 우리는 ‘초인공지능’이라 부르는 것을 보게 될 것 같다. 초인공지능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고할 수 있고, 문화와 역사를 통합해서 이해하는 지능이다. 다만 인간의 의식은 수백만년의 진화를 거쳐 탄생했다. 기계는 매우 빠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진정한 자아감과 내면의 세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비슷한 시간 규모의 진화가 필요할 수도 있다.”
-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에서 이세돌이 계속 패배하다 4번째 대국에서 ‘신의 한 수’를 둬 이긴 것처럼, 향후 특이점에 도달했을 때 인간은 AI를 넘어서는 수를 둘 수 있을까.
“이세돌은 알파고와 대국을 거듭하며 기계가 통계적으로 거의 분석하지 않았을 수를 둬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어떤 면에서 그것이 그의 ‘신의 한 수’였고, 알파고를 완전히 혼란에 빠뜨렸다. 알파고는 이세돌의 신의 한 수 이후에도 자신이 이기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인간이 고심 끝 ‘신의 한 수’를 둬 한 번은 이길 수 있다. 문제는 기계는 그 수를 배우고 학습해 다시는 같은 수로 지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나는 향후 특이점에 도달하더라도 분명 인간이 기계를 놀라게 하는 순간들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지금 기계가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순간은 혁신적인 창의성이 발휘되는 때일 것이다. 무엇을 정확히 깨뜨릴지 알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해내는 순간. 기계와 인간은 이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것들은 과거에 노출된 것들로부터 발전된 직관을 바탕으로 한다. 예전에 18세기 일본 판화 전시회를 보러 간 적이 있다. 그중 일부 이미지를 반 고흐가 거의 똑같이 재현했더라. 피카소나 반 고흐 같은 많은 예술가는 자신들이 본 것을 모방하며 기술을 배우고, 그 과정에서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해 낸 인물들이다. 나는 이 패턴이 계속될 것이며, AI가 새로운 것을 생성하는 방식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 혹시 최근에 주목하고 있거나 앞으로 중점적으로 연구할 분야가 있을까.
“현재 작업 중인 것 중 하나는 ‘새로운 연극’이다. 연극은 몸짓, 신체성, 관객과의 연결, 이야기 전달과 깊이 관련돼 있다. 언론이 하는 일도 독자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다시 전하는 것 아닌가. 나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AI는 자기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지금의 AI는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자극하는 데 아주 유용한 도구다. 당장은 아니라도 아주 먼 미래에는 AI가 의식을 갖게 되는 순간이 올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AI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이야기하고 싶어 할 것이다. AI라는 존재가 어떤 것인지 인간과 이야기 나누고 싶어할 것이다. 그때가 AI의 창의성이 ‘기계 속 유령’에서 새로운 의식체로 변하는 순간일 것으로 생각한다. AI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새로운 변곡점에 도달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경주 망성리 가마터에서 ‘황룡’(皇龍) 글자가 새겨진 기와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고려시대에도 이 가마터에서 생산한 기와가 황룡사에 공급됐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유적으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은 발굴 조사가 진행 중인 ‘경주 망성리 384번지 유적’의 기와 가마터에서 ‘황룡 명 문자기와’가 발견됐다고 12일 밝혔다.
기와가 출토된 가마터는 황룡사지에서 남서쪽으로 7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이 곳의 가마는 소성실(토기가 구워지는 곳)과 아궁이 일부만 남아 있지만, 가마 안에서 다량의 기와 조각과 기와를 겹겹이 쌓은 흔적이 있어 당시 기와를 대량 생산하던 곳으로 판단된다.
이번에 출토된 기와는 길이 17cm, 너비 15cm 정도의 작은 암키와 조각이다. 세로선 사이에 예서풍의 ‘황룡’ 글자가 왼쪽과 오른쪽이 바뀐 채 돌출된 형태로 표현돼 있다. 이 글자 형태는 황룡사 남문지 동편 건물지와 강당지 북동편지구 출토품, 동아대 박물관 소장품 등과 같은 것이다.
황룡 글자가 새겨진 기와는 황룡사지 등에서 여러 형태가 출토된 적이 있지만, 기와 공급지인 가마터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룡 명 문자기와는 글자 주변에 테두리가 없이 문양과 문자만 있는 형태로, 10세기 후기부터 13세기 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고려사 예종 원년(1106년)의 황룡사 중건 기록과도 일치해 이 가마터가 고려시대 황룡사의 수리와 보수에 쓰인 기와의 주요 생산지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유산진흥원은 “망성리 일대 가마터는 통일신라시대에도 궁궐, 황룡사, 사천왕사 등에 기와를 공급했던 곳으로 추정돼 왔다”며 “이번 유적은 고려시대까지 그 명맥이 이어져 왔음을 보여주며 당시 기와 공급 체계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진흥원은 오는 18일 오후 망성리 유적에서 현장 설명회를 열고 이번 유물 출토 성과를 일반에 공개한다.
‘주가는 경제의 그림자’라는 말이 있다. 동의하시는가? 주가는 분명 경제와 무관하지 않다. 그렇지만 연결고리는 과거보다 현저히 느슨해졌다.
최근 미국 증시는 보호무역의 파고를 뚫고 빠른 복원력을 보여주고 있다. 길게 보면 미국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이후 큰 조정 없는 장기 강세장을 구가하고 있다.
주가가 쉼 없이 오르는 동안 미국 경제는 야누스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낮다. 그렇지만 경기 후퇴가 없는 사상 최장기간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늘고 긴’ 성장인 셈인데, 성장의 강도와 기간이 매우 이례적이다.
늘어난 유동성, 생산적 분배 안 돼
2009년 이후 미국의 연평균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3%다. 자본주의 황금기로 불렸던 1950년대(3.6%)와 1960년대(4.3%)는 물론 스태그플레이션이 엄습했던 1970년대의 3.2%보다도 낮다. 그렇지만 2009년 이후 미국 경기가 심각하게 하강했던 시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의 2개월이 전부였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미국의 경기 사이클을 판명하는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이다. 이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6월에 바닥을 친 후,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 2월까지 128개월 연속 팽창했다. 코로나로 인한 불황도 단 2개월에 그쳤고, 이후 현재까지 팽창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장기 호황이 이어졌던 1950년대에도 불황의 기간은 18개월이 있었고, 1960년대와 1970년대에도 각각 10개월과 27개월의 불황이 기록됐다. 1980년대에는 22개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IT 혁명이 있었던 1990년에도 8개월의 불황이 나타났다. 미국 부동산 시장이 붕괴됐던 2000년대의 불황 기간은 18개월이었다.
2009년 이후로는 경기가 좋았다기보다는 종종 경험하게 마련인 심각한 침체가 이례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해석이 적절할 것이다.
이런 모습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주가지수는 3000포인트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잠재성장률은 1%대로 추락하고 있다. 한편으론 성장률은 늪에 빠진 듯 가라앉고 있지만 심각한 경제위기가 발생하지도 않는다. 외환위기, 대우그룹 파산, 현대그룹 유동성 위기, 카드버블 붕괴 등이 빈번히 발생했던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밋밋한 혹은 부진한 경기와 뜨거운 주식시장이라는 불균형은 ‘과잉 유동성’과 이에 따른 ‘좀비 자본주의’의 산물이다. 2022년 이후 인플레이션이 가시화되면서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리고, 보유 중인 자산을 축소하는 양적긴축을 단행했지만, 여전히 풀린 돈의 양은 많다. 글로벌 경제에 풀린 돈의 양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폭증했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늘어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연준의 수장으로 있었던 벤 버냉키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모자라는 것보다는 넘치는 게 더 낫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했고, 이를 실천에 옮겼다. 글로벌 경제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은 경제위기를 바라보는 중앙은행의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 작은 위기도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후퇴를 초래했던 2008년 금융위기의 트라우마가 연준을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들의 행동을 규정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경제활동 참가자들에 대한 보호 조치는 더 강화됐다. 총량적인 유동성 공급 확대를 넘어 개별 기업을 사실상 직접 지원하는 조치도 노골적으로 이뤄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는 미국 내 은행 자산규모 4위인 와코비아은행이 위기에 내몰리면서 예금자들이 대규모로 이탈했다. 2023년 2월 자산규모 16위 실리콘밸리은행이 휘청거릴 때 연준 수장을 거쳤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은행 예금에 대한 무제한 보호를 공언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경제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큰 자산규모 4위 은행이 흔들릴 때보다 더욱더 강력한 보호 조치가 16위 은행에 취해졌던 셈이다. 예금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한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말이다.
주식 등 자산시장만 풍선효과
폭발적인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실물경기의 회복 강도가 미미했던 것은 늘어난 유동성이 생산적으로 분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위적 저금리와 지원책으로 살아남은 좀비(기업)들과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플레이어들이 함께 섞여 있으니, 경제 전반의 효율이 높아지기 어렵다. 위기에 대한 트라우마로 위기 발생을 원천봉쇄하니 심각한 경기 후퇴가 나타나지도 않았지만, 회복 탄성은 미약했다. 불황이 주는 미덕, 즉 경제의 자정 기능이 현저히 약화됐다고 봐야 한다.
시진핑 정권하의 중국 경제도 마찬가지이다. 사회주의 이념이 강조되면서 국유기업의 민영화는 현격히 후퇴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의 국유기업에는 이윤이 절대가치가 될 수 없다. 마진보다는 고용의 안정이 더 중시될 테고, 이는 과잉공급으로 귀결되곤 한다. 중국의 일부 기업들은 약진하고 있지만 경제 전체적으론 디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다. 한편 미국이 시도하고 있는 인위적인 공급망 재편 역시 글로벌 경제 전반의 효율적 자원 배분을 왜곡하고 있기도 하다.
실물경제에서 효율적 자원 배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주식을 비롯한 자산시장만이 늘어난 유동성의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다. 경제적 자원 배분 기제는 총체적으로 오작동하고 있다. 부실이 정리되지 않고 계속 쌓이니 경제의 체력은 약해지고, 구조조정은 더욱더 힘들어지게 된다. 궁극적으로 좀비가 정상적 인간이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옥석이 가려지지 않는 무조건적 지원은 좀비에게도 희망고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하고, 적자생존이 유일한 선이라는 정글 자본주의적 논리는 맹목일 테지만, 적절한 자정 작용 없이 시스템의 효율성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위선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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