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가격 담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빙그레 등 빙과업계 4대 법인과 임원들이 2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2부(재판장 엄철)는 26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빙과업체와 임원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 기일을 열고, 원심과 같이 빙그레 법인에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빙그레 임원 A씨에게도 원심과 같은 형량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롯데제과 임원 B씨와 해태제과 임원 C씨, 롯데푸드 임원 D씨의 항소는 기각했다. B씨와 C씨는 1심에서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D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빙과업계 ‘빅4’로 꼽히는 빙그레, 롯데제과, 롯데푸드, 해태제과 등 이들 회사는 2016년 2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아이스크림 판매·납품 가격과 영업 경쟁 금지 등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이 중 롯데푸드는 롯데제과에 합병됐다.
검찰 조사에서 이들 업체는 경쟁사간 ‘소매점 침탈 금지’를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조사들은 신규 소매점이나 다른 제조사와 거래 중인 소매점들에 낮은 납품가격을 제시하며 거래처를 넓히는데, 이들 업체는 이를 하지 말자고 합의한 것이다.
또 ‘소매점 대상 지원율’을 합의해 납품가 하락을 막고, 편의점을 대상으로 하는 ‘2+1 행사’ 등의 품목을 제한하고 행사 마진율도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유형별 판매가격을 인상하거나 정찰제를 실시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2년 2월 시장점유율이 85%에 달하는 5개 빙과업체 담합을 적발해 과징금 1350억원을 부과하고, 범죄 전력이 있는 2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담합에서 핵심 역할을 한 임원들을 특정해 기소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빙그레의 경우 가격을 낮추게 된 경위를 보면 합의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기본적으로 4사가 모두 같은 목적으로 가격을 낮추자고 하는 기본 합의에 기초해 여러 행위가 이뤄졌다”며 “이에 비춰 보면 일종의 합의에 기초한 의사 결정을 따른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체들이 샌드류 및 콘류를 연결해서 가격을 조정하는 것도 합의에 이뤄진 것으로 보이지, 원가가 상승해서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업체들의 담합 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2심에서 검찰이 일부 변경한 공소사실까지 포함해 모두 유죄가 인정된다고 보되, 1심의 형량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재명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추경) 시정연설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26일 열린다.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에서 시정연설에 나선다. 시정연설은 정부가 예산안의 내용을 설명하고 국회에 협조를 구하는 자리다.
정부가 마련한 20조2000억원 규모의 세출 추경안은 경기 진작에 15조2000억원, 소상공인 재기 지원과 고용 안전망 강화 등 민생 안정에 5조원을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추경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추경의 절반인 10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전 국민에게 1인당 15~50만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원한다.
이날 시정연설에는 여야가 협치를 통해 추경안을 신속히 처리해줄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전날부터 상임위별로 추경안 심사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공석인 상임위원장 5곳의 배분과 본회의 일정 등을 두고 국민의힘과 협의를 이어가되, 합의 불발 시 오는 27일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여야는 추경안을 심사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국회 내 상원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6월 임시회 기한인 다음달 4일까지 추경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이 쇄빙선을 대거 건조해 북극해 해양 패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금까지 쇄빙 LNG선을 가장 많이 건조한 한화오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미국의 쇄빙 LNG운반선 발주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조선사로는 한화오션이 언급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쇄빙 LNG운반선을 건조했다. 2014년 15척, 2020년 6척 등 총 21척의 쇄빙 LNG운반선을 수주해 성공적으로 건조한 바 있다.
최근 미국은 러시아에 비해 부족한 쇄빙선을 확보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류민철 한국해양대 교수가 작성한 한국경제인연합회 보고서 ‘미국 조선산업 분석 및 한미 협력에서의 시사점’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외에는 약 50년간 쇄빙선 건조 경험이 없다. 반면 러시아는 이미 50여척의 쇄빙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약 40척의 대형 해안경비대 쇄빙선을 주문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최근까지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지난달 미국의 프로젝트가 궤도에 오르면 쇄빙선 건조 기술력을 갖춘 한국 조선업계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쇄빙 LNG운반선은 척당 가격이 일반 LNG선보다 1.6배 비싼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한화오션은 2008년부터 극지용 선박 개발을 시작하는 등 쇄빙선 건조 기술력을 쌓아왔다. 쇄빙 LNG운반선을 포함, LNG운반선 자체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주 및 건조했다. 올해 한화오션은 세계 최초로 200번째 LNG운반선을 인도하는 기록을 세웠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1도크에서 4척의 선박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며 “이를 통해 연간 최대 25척의 쇄빙 및 일반 LNG운반선을 건조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에 대응해 “이란의 외교 접근 방식이 새로운 형태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국 핵시설 피해가 상당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밤 공개된 국영 IRIB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과 미국 간의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협상에서 이란 국민의 권리를 강하게 수호했다. 그러나 미국은 목표 달성에 실패하자 전쟁이라는 수단에 의존했고, 이스라엘 정권이 이란을 공격하도록 방치했다”며 이를 “외교에 대한 배신”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 경험은 앞으로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이란 핵 시설 폭격과 관련해서는 “이번 핵시설 피해는 가볍지 않으며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란원자력청(AEOI)에서 상황을 면밀히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 우라늄 농축 활동의 핵심인 포르도 핵시설 상태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전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 핵시설이 심하게 손상됐다”며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바 있다.
지난 22일 미국이 B-2 전략폭격기 등을 동원해 이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핵시설 3곳에 벙커버스터 폭탄 등을 투하한 직후 이란 측에서 폭격 피해를 평가절하했던 것에서 대조된다.
당시 국영 프레스TV는 소식통을 인용해 “3곳 시설이 오래전에 대피했고 농축 우라늄도 안전한 곳으로 이전됐다”며 “(핵시설) 출입구에 가벼운 표면적 손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면 공격이 성공적으로 저지됐다”고 보도했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이란이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핵시설 피해를 협상에서 유리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계산이 작용했을 수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말을 인용해 “이란은 절대 굴복하지 않으며, 자국 입장을 단호히 지킬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의 협상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 “이란은 외교를 여전히 중시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협상 재개 여부는 신중히 평가되어야 한다”면서 “향후 어떠한 결정도 오로지 이란의 국가 이익과 국민 복지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계절을 렌즈에 담아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사진기자를 한 지 여러 해가 흘렀지만, 마감시간과 서울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매번 다른 날씨를 표현하는 것은 꽤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다. 같은 ‘더위’라고 하더라도 오늘 찍은 사진을 내일 또 찍을 수 없는 건 신문사에서 일하는 사진기자의 팔자일 것이다. 식상하지만 날씨사진을 찍기 위해 해마다 찾는 곳들이 있다. 한강공원 야외수영장은 여름에 찾는 대표적인 ‘출입처’다.
개장을 하루 앞둔 수영장에서 마주한 것은 물방울보다 구슬땀이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오른 지난 19일 뚝섬한강공원 수영장에서 직원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서 피서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안전요원들은 윗옷을 벗고 수영장 안전장비와 배수 점검 등 막바지 준비를 이어갔다. 파라솔과 선베드가 수영장 주변에 놓였다. 수질을 측정하던 한 직원은 수영장에 떠다니는 부유물을 거둬내고 있었다.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다니느라 등줄기에 땀이 흥건했다. 그래도 물이 가득 찬 파란 수영장을 바라보자 회색빛 도시에 생기가 도는 듯했다. 사진을 보자 축축한 등줄기에 시원한 바람이 이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