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폰테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틱톡 금지법’의 시행을 90일 더 유예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계 쇼트폼(짧은 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 기한을 연장해 주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이번 주 내로 틱톡 금지법 시행을 90일간 연기하도록 하는 추가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틱톡 금지법은 두 번의 연기 끝에 오는 19일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에서 미국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틱톡 매각 기한을 “아마도” 또다시 연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틱톡 인수에는 중국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결국 매각을 승인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4월 의회를 통과한 틱톡 금지법은 중국이 틱톡을 통해 미국인의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여론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정됐다. 이 법에 따르면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해야 하며,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틱톡 서비스는 중단된다.
매각 기한은 원래 지난 1월 19일이었으며, 당시 서비스가 잠시 중단됐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정오 취임한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75일간 연장됐다. 그는 4월에도 다시 한번 매각 기한을 75일간 연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한을 계속 연장하자 정치권에서는 법적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상원 법사위원장인 척 그래슬리 공화당 의원(아이오와)은 이날 “대통령이 법률 시행을 막을 법적 권리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매각 결정에 있어 의회가 놀아나는 꼴이 되진 않도록, 대통령께서 분명히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미국 CBS뉴스는 전했다.
이번 추가 유예를 두고 미·중 양국 간 틱톡 인수 협상이 사실상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바이트댄스에서 틱톡을 분사하는 방식의 인수 협상에 승인할 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중국 정부가 승인을 거부하면서 협상 타결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한을 계속 연장하면서 임기 내 금지조치가 시행될 가능성이 작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BBC 코리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인 포레스터리서치의 켈시 치커링 수석 분석가는 “틱톡 금지가 ‘임박’했다는 말은 이제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때는 틱톡을 차단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지난해 틱톡에 가입해 15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확보했다. 지난 1월에는 “나는 틱톡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내가 여름을 체감하는 것은 참외나 수박을 먹을 때보다 집에 들어와 씻는 것을 더 이상 미루지 않을 때다. 다른 계절에는 공동주택에서 암묵적으로 허용하는 마지노선(밤 11시)에 이르러 꾸역꾸역 씻을 준비를 하는데, 여름에는 하루에 두 번도 씻는다. 평소 무관심하던 샤워기 헤드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보통 이 즈음이다.
우리 집 샤워기 헤드는 손잡이 부분에서 물이 샌다. 수도에서 물이 샐 경우, 나사 부분에 테프론 테이프를 감거나 결합 부위의 고무 패킹을 갈아주면 대체로 해결이 된다. 그런데 우리 집 샤워기 헤드는 같은 방식으로 고칠 수 없다. 호스 연결 부위가 아니라 본체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언젠가 샤워기 필터를 갈면서 너무 세게 잠근 결과다. 필터 샤워기는 다른 샤워기에 비해 내구성이 약하고, 필터 교체 때문에 자주 여닫으면서 플라스틱 소재의 나사가 빠르게 마모된다.
물은 어떻게든 길을 찾아낸다. 테프론 테이프를 감고, 글루건으로 풀을 녹여 연결 부위에 덕지덕지 발라도, 바늘구멍만 한 틈을 비집고 나와 물줄기를 이룬다. 샤워하는 동안에는 원치 않는 방향으로 새는 물을 못마땅히 바라보지만 별다른 수가 없다. 굳은 풀 위에 다시 풀을 쏠 때마다 샤워기 헤드는 점점 본모습을 잃어간다. 어떤 수리는 못생기고 너저분하다. 궁상맞음을 넘어 처절하다. 왜 이렇게까지 할까? 수리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다들 비슷한 증세를 겪는다. 수리 경험이 쌓일수록 ‘못생김’을 견디는 능력도 함께 발달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흉해도 자기 손으로 고친 것이면 귀여워 보이는 마법이 작용한다. 수리하는 동안 물건과 나 사이에는 크고 작은 서사가 쌓이고, 그런 물건은 아무리 낡아도 쉽게 버릴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워기 헤드와 헤어질 결심을 한 것은, 새는 물줄기가 귀여운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전 세계 인구 중 40%는 물 부족을 겪고 있다. 우연히 ‘물 좋은’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잠들기 전 샤워가 당연한 일상을 살고 있는 것에 가끔은 부채감이 든다. 흘린 땀을 빠르게 씻지 않으면 염증이 생기는 민감한 피부도, 어쩌면 그렇게 길들여진 것일까? 전 세계에 수돗물을 음용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마실 수 있는 물로 몸을 씻으면서, 유행에 휩쓸려 필터 샤워기를 샀던 과거를 반성한다. 다음 샤워기는 튼튼한 스테인리스 제품을 고를 생각이다. 아울러 평균 10분이었던 샤워 시간도 대폭 줄여보려고 한다. 2020년 기준 한국은 가정에서 매일 1인당 192ℓ가량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1위인 일본(237ℓ)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독일(120ℓ), 덴마크(113ℓ)와 비교하면 1인당 1.6배나 많은 물을 쓰는 것이다. 하루에 고작 물 1ℓ 마시기를 목표로 하면서, 192ℓ나 생활하수로 사용하고 있다니. 그 압도적인 수치에 숙연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샤워기 헤드를 분리하면서, 더는 수리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대신 떠나보내기 전에 기록하려고 사진을 찍었다. 이 못생기고 너저분한 수리의 흔적은 아무래도 너무 귀엽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