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폰테크 군이 25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서북도서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해상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해 훈련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예정대로 진행했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는 이날 오후 예하 해병대 6여단과 연평부대가 훈련에서 K-9 자주포 등을 이용해 200여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6여단은 백령도에, 연평부대는 연평도에 주둔한다. 서방사령관은 해병대사령관이 겸직한다.
이번 사격 훈련은 지난 2월 때와 유사한 수준에서 이뤄졌다. 서방사는 “앞으로도 영토 주권을 수호하고 서북도서 부대 장병들의 임무수행 태세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8년 9월 남북이 9·19 군사합의를 체결하면서 서북도서 해상사격 훈련이 중단됐다. 훈련은 지난해 6월 윤석열 정부가 군사합의 효력을 전면 정지한 뒤 재개됐다. 이후 서방사는 분기별로 계획에 따라 사격 훈련을 진행해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11일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는 등 선제적으로 긴장 완화 조치를 하면서, 남북 접경 지역에서의 사격 훈련도 보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서해 NLL 일대는 북한이 NLL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분쟁화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군은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상태가 유지되고 있고, 사전에 계획된 정례적인 훈련인 점을 감안해 훈련을 그대로 실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훈련을 갑자기 중단하면 보수층 등의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지난 19일 평안남도 순안 일대에서 방사포 10여발을 발사한 점도 고려했을 수 있다.
북한이 한국의 이번 훈련에 포사격으로 맞대응하거나 한국을 비난하는 담화 등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해 7월 서북도서 포 사격 훈련이 재개되자 김여정 부부장 명의 담화를 통해 반발했다. 다만 이후 세 차례 훈련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NLL 일대 첫 사격 훈련이기 때문에 북한이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의 ‘마중물’ 차원에서 전국민에게 15만~52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소비 효과가 크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2020년 코로나 때 지급된 전국민지원금 사례를 분석해보니 적어도 저소득층에게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침체기여서 소비 진작 효과가 과거보다 클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국민 지원금관 함께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제 현실화 등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연구 결과를 보면, 전국민지원금은 빈곤·불평등 완화에 확실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사회연구원이 2021년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문재인 정부가 1차 전국민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전 빈곤율은 16.4%였으나 재난지원금 지급 후 6%로 10.4%포인트 급감했다.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 직후 전체 인구에서 빈곤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같은 해 9월 실시한 2차 재난지원금의 ‘핀셋’ 지원은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빈곤율을 최대 14.9%, 자영업자의 빈곤율은 6.3%포인트 떨어뜨렸다.
전국민 지원금이 일정 부분 소비를 자극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0년 5월 코로나19 1차 긴급재난지원금의 소비 창출 효과를 분석한 결과, 투입 예산 대비 26.2∼36.1%의 매출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정부가 10만원을 지급하면 최대 3만6000원 소비로 썼단 뜻이다. 소비 심리도 일부 살아났다. 2020년 2분기 전기 대비 -3.2%였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같은 해 3분기엔 2.1%로 반등했다.
경기 부양 수단으로서 전국민지원금의 효과는 정부 직접 소비보다 높지 않았다. 일각에서 전국민 지원금을 반대하는 논리 중 하나다. 한국은행이 2020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재정 지출의 승수 효과는 정부 직접 소비(0.91)가 가장 컸고, 정부 투자(0.86), 이전 지출(0.33) 순이었다. 전국민 지원금은 이전 지출 방식에 해당한다.
즉, 정부가 1조원을 복지 확충에 썼다면(정부 직접 소비) GDP가 9100억원 늘어나지만, 같은 금액을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면(정부 투자) GDP 증가분은 8600억원, 전 국민에게 현금으로 지급할 경우(이전 지출) GDP 증가분은 33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친다는 의미다.
다만 내수 침체기에는 전국민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가 과거보다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때와 달리 지금은 영업 제한 조치가 없는 데다, 경기 침체 상황에서 현금을 받는 저소득층의 소비성향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이번 추경에서 저소득층일수록 더 많은 금액을 받는 차등 지급 방식을 채택한 것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취약계층은 현금을 받으면 대부분 소비에 사용하기 때문에 과거 추산보다 승수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소비효과 논쟁보다 다른 복지 지원제도를 강화하는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기초연금을 저소득층에게 누진적으로 가도록 소득 보장을 강화하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조건을 완화하고 생계급여·주거급여도 현실화해야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외교·통일·국방부 장관을 내정하면서 외교·안보 진용의 인선을 마쳤다. 종잡을 수 없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상대로 안정적인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또 64년 만에 문민 출신을 국방장관으로 기용하면서 고강도 국방개혁을 예고했다.
외교부 장관에 내정된 조현 전 주유엔 대사(68)는 1979년 외교부에 들어온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입부 동기이다. 조 내정자는 양자·다자 외교와 경제·통상 업무 등을 두루 담당했다.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와 다자외교조정관 등을 지냈다. 2011년 주오스트리아 대사와 2015년 주인도 대사 등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부 1·2차관과 주유엔 대사를 맡으면서 트럼프 1기 행정부를 상대한 경험이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내정자를 두고 “관세 협상과 중동 분쟁 등 당면한 현안에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내정자는 인선 발표 직후 통화에서 “영광”이라며 “엄중한 시기라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경건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72)은 5선의 중진이다. 2004~2005년 노무현 정부 때 이미 통일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정 내정자는 2005년 6월 6·15 남북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도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2007년 정 내정자의 비서실 부실장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하는 등 정 내정자는 이 대통령의 ‘정치 멘토’로 꼽힌다. 이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통일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또 정 내정자가 통일부 장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겸임할 때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당시 NSC 사무차장)와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통일부와 국정원이 북한과의 각각 공식·비공식 소통 채널 가동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장관에 내정된 안규백 민주당 의원(64)은 당내에서 국방 분야에 정통한 인사로 꼽힌다. 5선을 지내는 동안 2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군 내부에서도 안 내정자가 군에 대한 이해가 높고 애정이 많다고 평가한다.
안 내정자가 취임하면 1961년 5·16 군사 쿠데타 이후 64년 만에 민간 출신 국방장관이 나오게 된다.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군의 문민 통제를 강화하는 등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이 담긴 인선으로 해석된다. 안 내정자는 통화에서 “문민 장관으로서 군 개혁 의지는 확고하다”라며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군심을 집약시켜서 군의 사기를 올리고 군이 자신감과 생동감, 사명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계엄 이후 군 내부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황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가보훈부 장관에 내정된 권오을 대한민국헌정회 부회장(68)은 경북 안동에서 3선을 지낸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출신 인사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 캠프에 합류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았다. 강 비서실장은 “지역과 이념을 넘어서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의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