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한 전 대표를 폭행해 법무부로부터 정직 처분을 받았던 정진웅 대전고검 검사가 자신의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11-3부(재판장 김우수)는 정 검사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정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로 재직하던 2020년 7월 이른바 ‘채널A 사건’을 수사하다가 한 전 대표(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와 몸싸움을 벌였다. ‘채널A 사건’은 한 전 대표가 채널A 기자와 공모해 여권 인사들의 비리를 캐내려 했다는 검·언 유착 의혹이다. 정 검사는 이를 수사하고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한 전 대표가 증거인멸을 시도한다고 오인해 휴대전화를 빼앗으려다가 충돌했다. 이후 정 검사는 병원에 입원해 수액을 맞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 검사는 이 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2022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대검찰청은 형사재판 결과와는 관계없이 정 검사의 징계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고 징계를 청구했고, 법무부는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정 검사는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정 검사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징계 사유는 인정됐다고 봤다”면서도 “다만 형사 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있었고, 의무 위반 경위나 과정에서 과실 정도 등을 고려했을 때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처분을 내리는 건 재량권의 일탈 및 남용”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측은 항고했으나, 이날 항소심은 이를 기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에 휴전 합의를 이행하라고 압박하면서 이란의 대중국 원유 수출 문제를 언급했다. 휴전 성과를 강조하려는 의도인 동시에 핵 협상을 앞두고 대이란 제재 완화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협상 테이블에서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에 유화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로 이동하는 전용기 내에서 트루스소셜에 연달아 글을 올려 이스라엘과 이란에 휴전 합의를 위반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특히 이스라엘을 향해 “폭탄을 (이란에) 떨어뜨리지 말라. 그렇게 하면 중대한 위반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이제 이란에서 계속 석유를 살 수 있게 됐다. 바라건대 미국산 원유도 많이 사기를 바란다”면서 “이렇게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라고 썼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기조에 따라 중국 등 이란에서 원유를 구매하는 국가에 ‘2차 제재’를 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런데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 합의가 이뤄진 다음날 이란의 원유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일단 트럼프 행정부는 이 발언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태미 브루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그가 기대하는 바를 시사한 것”이라며 “대통령보다 앞서가거나 그의 전략이 무엇이 될지 추측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이란 원유 수출 제재는 유지될 것이며 대통령이 각국에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리도록 계속 독려해 왔다고 밝혔다. 다만 블룸버그는 대이란 제재를 담당하는 재무부와 국무부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놀랐으며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이란과는 핵 협상, 중국과는 관세 협상을 염두에 두고 일종의 신호를 보낸 것이거나, 휴전으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사라졌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왔다. 폴리티코는 미국이 중동 평화와 무역 협정을 연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미국은 이란과의 핵 협상 재개를 본격 저울질하고 있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중동특사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제 이란과 마주 앉아 포괄적인 평화 협정을 이끌어낼 시간”이라고 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통화에서 “협상 테이블과 국제적 틀 내에서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며 핵 협상 복귀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또 “이란은 단지 정당한 권리를 추구할 뿐이며 그 이상의 요구는 없다. 결코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해달라고 UAE에 요청했다.
경찰이 ‘내란·김건희·채상병 사건’ 등 3대 특별검사팀에 모두 총경급 경찰을 파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경찰서장 계급으로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총경을 특검에 파견하는 것은 처음이다. 경찰 내부에선 “경찰 수사력을 입증할 기회”라고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12·3 불법계엄 사태를 다룰 조은석 특검팀에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을 파견했다. 박 과장은 지난 1월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 비화폰 서버 수사 등을 맡았다. 과거엔 ‘버닝썬 게이트’, ‘사교육 카르텔’ 수사 등을 담당했다. 변호사 자격(사법연수원 42기)도 갖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 과장에 대해 “법리 해석에 밝은 특수 수사 전문가”라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할 민중기 특검팀에는 최준영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과장이 파견된다. 최 과장은 일선 경찰서 수사과장, 경찰청 사이버수사기획팀장 등을 거친 수사 전문가다. 윤석열 정부였던 2022년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이 설립되자 이에 반발하며 소집된 전국경찰서장회의에 참석해 인사 불이익을 받은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채 상병 사망 사고 수사에 대한 방해·은폐 시도 의혹을 다룰 이명현 특검팀에는 강일구 서울경찰청 안보수사2과장이 파견된다. 강 과장은 굵직한 사건을 다뤄온 수사 전문가다. 2012년 윤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윤대진 전 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사건, 2013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폭행 의혹 사건 등을 수사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강 과장에 대해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수사 전문가”라며 “권력형 비리 수사에 정통하다”고 말했다.
내란 특검팀의 장우성 특검보도 총경 출신 수사 전문가다. 사법연수원 34기인 장 특검보는 경정 특채로 2005년 경찰에 입문한 뒤 줄곧 수사를 담당해왔다. 채 상병 특검팀의 강 과장과는 용산세무서장 뇌물사건을 함께 수사했다. 장 특검보는 2019년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였던 윤 전 대통령의 인사청문회에 강 과장과 나란히 증인으로 섰다. 장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되자 경찰을 떠났다.
전·현직 총경급 경찰 수사 전문가들이 특검에 합류하자 경찰 내부에서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 개혁 등 추가적인 수사기관 변동이 예고된 상황에서 경찰의 실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감지된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그동안 특검이 가동되면 파견 경찰관들은 보조적인 역할에 그쳤다”며 “수사 전문가인 총경급 간부들이 이번 3대 특검에서 중요한 성과를 내 수사력을 입증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