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코스피가 16일 중동 지역 갈등 격화 우려에도 하루 만에 하락을 멈추고 반등하면서 3년 5개월 만에 2940대를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2.04포인트(1.80%) 오른 2946.66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엔 2947.07까지 오르며 2022년 1월14일(2944.97) 이후 3년 5개월 만에 2940대로 올라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451억원, 2526억원 순매수했다.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은 3223억원 순매도하며 9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지난주 말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적 충돌과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하락한 미국 증시와 달리 코스피는 2% 가까이 올랐다.
SK하이닉스(5.31%)가 장중 24만85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2.65%), 한화시스템(18.01%) 등 방산주도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된 937개 종목 중 66%에 해당하는 621개 종목이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40포인트(1.09%) 오른 777.26에 장을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이란이 취할 수 있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같은 보복조치 가능성이 높지 않고 그 영향 또한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도 “이스라엘과 이란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약화된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중동발 악재가 빠르게 해소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만큼 당분간 중동 상황을 지켜보는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8원 내린 1363.8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쳤다.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하면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지만 이날은 원화 강세가 더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SNS에서 모두 즉시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떠나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중국 외교부가 “불에 기름을 붓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불꽃을 피우고, 기름을 붓고, 위협을 가하고 압력을 가하는 것은 상황 악화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갈등을 심화시키고 확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내가 서명하라고 했던 합의에 서명했어야 한다”고 언급하고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며 인명의 소모(희생)인가”라며 “모두 즉시 테헤란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피를 촉구하는 대상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현지에 남아있을 수 있는 미국인들에게 사실상 ‘소개령’에 준하는 대피 권고를 하는 동시에, 현지 이란 국민에게도 생명 보전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이스라엘 중국대사관은 전날 이스라엘의 자국민에게 가능한 한 빨리 육로를 통해 탈출하라고 권고했지만 주이란 중국대사관은 ‘소개령’을 내리지는 않았다.
궈 대변인은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이란의 국영TV 방송국이 곧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논평을 요청하는 질문에 어느 한쪽을 비판하지 않고 원론적인 답을 내놓았다.
궈 대변인은 “중국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 갈등이 고조되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모든 당사국이 가능한 한 빨리 긴장을 완화하고 지역이 더 큰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즉각적인 조처를 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궈 대변인은 “휴전과 적대행위 중단이 최우선 과제이며, 대화와 협의를 통해서만 항구적인 평화를 이룰 수 있다”며 “중국은 모든 당사국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푸총 유엔 대사 발언을 통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주권을 침해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다만 이스라엘을 상대로 적대적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자제를 설득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지난 14일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과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교장관에게 연달아 중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왕 주임은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는 이란을 지지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재차 밝혔다.
왕 주임은 사르 이스라엘 외교장관에게 “국제 사회가 여전히 이란 핵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이런 행동은 더욱 용납할 수 없다”면서도 “이스라엘과 이란은 모두 중동의 중요한 국가”라며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