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사기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재수사에 나선 서울고검이 최근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인식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파일 수백개를 확보하고 주가조작 공범들의 진술까지 더해지면서다. 4년여 수사 끝에 ‘무혐의’ 결론을 내렸던 검찰이 이제 김 여사의 혐의를 주가조작 ‘방조’에 그치지 않고 ‘공범’으로까지 넓히는 양상이다. 이미 출범해 활동을 개시한 ‘김건희 특검팀’이 이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를 최종적으로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들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의 판도가 바뀐 건 서울고검 재수사팀이 크게 3가지 증거정황을 포착하면서다. 기존 검찰 수사팀이 확보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톡화 녹음’ 및 인터넷주소(IP) 내역, 주가조작 관련자들의 달라진 진술, 김 여사의 거액 주식 투자액 패턴 등이다.
이 중 재수사팀이 지난달 말 미래에셋증권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증권사 직원과 김 여사가 나눈 수백개의 통화녹음 파일 등은 사실상 ‘스모킹건’(결정적 단서)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9년부터 3년간 이뤄진 이 녹음에는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에게 ‘계좌 관리자 측에 수익의 40%를 줘야 한다’ ‘계좌 관리자 측이 수익금 배분을 과도하게 요구한다’는 취지 발언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IP 주소 압수수색 범위도 확대했고, 이 주소에서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하며 주가조작을 주도한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사무실을 확인했다.
이렇게 확보한 증거와 함께 주가조작 공범들의 진술도 달라졌다. 재수사팀은 기존 수사팀과 달리 1차 주가조작 시기인 2010년 3월 1차 주포자 이모씨가 김 여사에게 송금한 4700만원 성격을 따져 물었다. 이 돈이 ‘주식 손실보전금’이면 김 여사가 주가조작이 이뤄진 사실을 알았다는 정황증거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씨로부터 이에 부합하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주포자 김모씨는 최근 재조사에서 김 여사 명의 계좌의 ‘주식 매도 주문’ 당시 “직접 판단해 매도했다”는 김 여사 진술과 달리 제3자가 대신 했을 가능성 등에 무게를 싣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수사팀은 김 여사의 주식투자 거래량이 다른 종목에 비해 거액인 점도 주가조작을 김 여사가 인지하거나 직접 개입했을 정황으로 보고 있다.
조만간 수사의 바통은 김건희 특검팀으로 넘어간다. 김건희 특검팀은 재수사팀이 확보한 이 같은 증거들을 모아 정리한 뒤 김 여사의 혐의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검찰 수사팀은 “김 여사가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했다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며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지만, 새로운 증거와 진술이 나온 만큼 이제 김 여사의 혐의는 ‘방조’를 넘어 ‘공범’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조 혐의는 범행의 일부라도 인식 혹은 예견했다는 점이 증명되면 인정된다. 공범 혐의는 ‘함께 주가조작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의사와 행위(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음이 인정돼야 한다.
이번 사건 수사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수익 분배약정과 도이치모터스에 상당한 물량의 자금이 제공돼 실제 김 여사가 주식을 사면 상승하고, 안 사면 상승하지 않는 패턴이 확인된다”며 “지금까지 나온 증거로 볼 때 (김 여사를) 공범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심 ‘백산수’의 누적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다. 농심은 중국을 포함한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농심은 22일 중국 지린성 백두산 부근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의 백산수 공장 가동 10주년을 맞아 이같이 밝히고, “오는 2030년까지 백산수 연매출을 20% 더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백산수는 농심이 2012년 12월 출시한 생수 브랜드로, 취수지는 백두산 원시림 보호구역 안의 내두천에 있다.
농심은 백산수 출시 이후 사업 확대를 위해 2015년 10월 2600억원을 투자해 29만1590㎡(약 8만8336평) 부지 내에 백산수 공장(신공장)을 세웠다. 농심은 백산수 모든 제품을 3개 생산라인을 갖춘 이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백산수 매출은 2013년 240억원에서 2015년 52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2019년부터는 연매출 1000억원대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지난해까지 백산수 매출은 연평균 약 16% 성장했다. 이에 따라 백산수는 출시 약 12년 만인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매출 1조1000억원을 돌파했다.
농심은 백산수 브랜드 재도약을 추진해 향후 5년 안에 연매출을 20%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는 과학적 자료를 기반으로 품질을 알리는 활동에 주력한다. 농심은 백두산 천지부터 백산수의 수원지(내두천)까지 자연 정수 기간이 40년이라는 점을 강조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해 백산수가 약 40년간 백두산의 지하 암반층을 통해 45㎞ 이상의 거리를 흐른 물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백산수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판매하는 생수 중 가장 오랜 기간 자연 정수 기간을 거쳤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자연 정수 기간은 빗물이 지표면에 흡수돼 지하 암반층을 통과하는 시간으로 오래 걸릴수록 천연 미네랄을 많이 함유한다.
백산수 매출의 약 25%는 중국에서 나온다. 중국에서는 대용량 제품 수요가 커 농심은 2022년부터 현지 전용으로 5ℓ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농심은 중국에서 백산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현지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 시장을 개척해 백산수의 차별성과 세계에서 인정받은 품질을 알리며 제2의 도약을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한 식생활 트렌드와 맞물려 시장의 대세로 떠올랐던 비건(채식주의) 식품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21일 시장조사업체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구매 빅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속가능한 먹거리로 주목을 받았던 비건 식품 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
대형마트 및 편의점 등에서 판매된 비건 식품 구매 추정액은 2023년 초부터 가파른 증가 추이를 보인 데 이어, 2024년 1분기에 정점을 찍어 총 220억 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해 4분기에 구매액도 139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자체 조사한 결과에서도 대체(대안)식품 구매자의 가격 만족도는 13.9%에 불과해 소비자들이 가격 측면에서 별다른 이점을 느끼지 못하는 반응을 보였다.
엠브레인 측은 가치 소비보다 가격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비건 제품군이 점차 밀려나는 흐름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가치 소비보다는 실속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베이커리류’ 비건 식품의 성장세다. 지난해 판매된 비건 베이커리류 구매 추정액은 72억 원으로, 전년 동기(36억 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몇 년 새 급부상한 저속노화 식단 열풍과 함께 건강한 디저트를 추구하는 경향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고연령층에서 비건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4050세대의 구매 비중이 모두 20% 이상을 기록하며 타 연령층에 비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대는 10.9%, 30대는 17.7%, 60대는 16.7%였다. 40대는 27.2%, 50대는 27.5%였다. 비건 식품이 트렌드가 아닌 중장년층의 건강한 식생활의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는 모양새다.
마크로밀 엠브레인은 “전반적으로 성장세 둔화 국면에 접어든 모습을 보였지만, 품목을 다양화하고 소비자층을 확대하면서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라며 “베이커리류 중심의 상승세는 비건 식품이 일상적인 식생활의 일부로 연결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