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8시 32분쯤 경남 통영시 동호항에서 정박 중인 9.7t급 어선(연안자망, 고등어잡이)의 어창(잡은 물고기를 보관하는 곳)에서 선원 4명이 질식해 쓰러지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어선 하역 후 어창 청소 작업을 하던 20~30대 외국인 선원 3명이 쓰러졌다.
60대 한국인 작업자는 구조를 위해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의식이 저하한 상태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지만, 오전 11시 현재 모두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어창 내 유독가스 등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일이 7일 과거사 문제를 두고 국제무대에서 초유의 투표 경쟁을 벌였다. 양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 군함도(하시마) 관련 문제를 정식 의제로 채택할지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표결이 진행된 것이다. 한국이 투표에서 지면서 군함도 문제는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일관계와 한국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세계유산위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제47차 회의에서 ‘군함도에 대한 해석전략 이행에 관한 검토’를 정식 의제로 다루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국이 제안한 이 안건은 잠정 의제에는 올랐지만, 일본이 정식 의제 채택에 반대했다. 일본은 해당 의제를 제외한 내용의 수정안을 제시했고, 한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표결에 부쳐졌다.
비밀 투표 결과 위원국 21개 중 찬성 7표, 반대 3표로 일본 수정안이 통과됐다. 기권 8표, 무효 3표로 집계됐다. 세계유산위는 보통 컨센서스(표결 없는 전원 동의) 방식으로 결정을 내려서 표결은 흔치 않은 일이다.
한국은 이날 표결 전 토론에서 일본이 2015년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약속한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어서 이를 점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안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그간 조선인 강제동원을 비롯한 전체 역사를 알리겠다고 공언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도 지키지 않고 있다. 반면 일본 측은 세계유산위에서 그간 이행 여부를 점검받았고 한·일 양자 간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애초 군함도 문제는 일본의 주장에 따라 이번 세계유산위 의제에서 빠졌다. 일본은 세계유산위가 2023년 자국에 2024년 12월까지 약속 이행 관련 ‘후속 조치 보고서’ 제출을 요구할 때, 해당 보고서가 “향후 심의 대상이 된다”고 명시하지 않았다는 등의 논리를 댔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유네스코 사무국에 군함도를 의제로 다룰 것을 요청했고, 사무국은 지난달 12일 ‘잠정 의제’로 추가했다. 그러자 일본은 사무국에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동시에 한국 측에 잠정 의제에서 철회할 것도 요청했다. 한·일은 막판까지 물밑에서 협의를 진행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표결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번 사안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해온 한·일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본은 과거사 문제에서 경직된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는 과거사 현안에 대해서는 우리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일본 측과 상호 신뢰 하에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이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이 표 대결에서 패하면서 외교력이 도마 위에 오를 수도 있다. 한·일은 다른 위원국들을 상대로 물밑에서 외교전을 벌여왔다. 다만 한국이 토론에서 일본의 약속 미이행 실태를 공론화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의제 채택에 필요한 표가 확보되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세계유산위 회의 기간 중 적절한 계기에 일본의 이행 문제에 대한 우리 입장을 정식으로 다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앞으로 양자 및 다자 차원에서 일본이 세계유산위의 관련 결정과 스스로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지속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세계유산위는 2015년 군함도 등재 이후 2018·2021·2023년 채택한 결정문에서 일본의 후속 조치 이행을 촉구했다. 일부 결정문에는 일본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는 표현이 이례적으로 담기기도 했다. 일본은 2017·2019·2022년 ‘이행 경과 보고서’를 제출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후속 조치 보고서’까지 냈으나 약속 이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본은 2020년 6월에야 뒤늦게 산업유산정보센터를 군함도에서 약 1000km 떨어진 도쿄에 설치했다. 여기엔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자료만 전시했고, 2023년에는 한·일 강제병합이 합법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모니터까지 놓았다.
누구에게나 오래된 가방이 있다. 버리지 못하는, 끝내 버릴 수 없는 낡은 가방 속에는 많은 것이 살고 있다. 어느 해변을 걷다가 주워 온 작은 돌멩이 하나가 가방에서 조용히 구르다가 나를 부른다. 가방 속에서 “그날의 마지막 석양빛”이 언뜻 비친다. “백합과 접힌 나비”의 날개도 보인다. 차가운 등을 보이며 돌아선 “이별의 낙수 소리”도 들린다. 겨울에는 눈보라 속을 헤매다가 눈송이들을 넣고 다녔다. 폭우 속에서 더 이상 슬플 것도 없이 펑펑 울기도 했던 날들을 가방은 기억한다.
가방은 입 다문 비밀들이 쌓인 마음 창고. 정돈되지 못한 생활의 파편들을 담아두고 끙끙거리던 내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영수증처럼 구겨진 마음을 처박아 놓았던, 얇고 파리한 흰 봉투들의 비명이 가라앉던 어제를 가방은 알고 있다. “나를 부축하던 약속” 장소에 먼저 앉던 가방을 열면 무지개가 들어 있기도 했다. 당신에게 가방 속 사라져 가는 무지개를 보여주면, 내 무거운 가방을 부축하듯 들어준다. “파도치는 나를 넣고서” 여름 걱정은 하지 말라고.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6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를 만나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을 공모 없이 나주로 정책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지사는 이날 나주 에너지 국가산단 현장에서 박 의원과 함께 나주를 에너지 산업의 핵심축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나주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를 중심으로 에너지 생태계가 구축된 지역이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승인한 나주 에너지 국가산단이 조성되면, 이러한 인프라와 연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에너지 산업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나주시는 기대하고 있다.
김 지사는 “에너지 기업의 입주 수요가 충분한 만큼, 산단 공사를 조속히 추진해 조기 분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정부가 계획 중인 인공태양 연구시설에 대해 “나주는 세계적 에너지 인프라와 핵심 기술, 주민 수용성을 모두 갖춘 최적지”라고 밝혔다. 또 관련 인프라와 기술 집적도, 주민 공감대 등을 강점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이 조 단위 투자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정부도 공모 절차 없이 전략적으로 나주를 지정해야 한다”며 “탄소중립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기술인 만큼,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전남의 산업단지 분양률이 98%에 달하고 있다”며, 첨단소재·수소·이차전지 산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광양·순천 일대에 120만 평 규모의 미래산단 조성도 건의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에너지 산업 육성과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전남도의 노력에 공감한다”며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