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폐업이 증가하고 있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물가는 올라 가계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탓이기도 하다. 이재명 정부가 오는 21일부터 1인당 최대 55만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잔뜩 위축된 내수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이번 조치가 소비심리 회복의 마중물이 되고 빈사 상태에 빠진 자영업이 회생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6일 국세청 국세 통계를 보면, 지난해 개인·법인을 포함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100만8282명이었다. 199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으로 100만명이 넘었다. 지난해 폐업률은 9.04%로 2020년 코로나 팬데믹(9.38%) 이후 최고치였다. 특히 내수 업종에서 폐업이 크게 늘었다. 전체 52개 업종 중 소매업 폐업률이 29.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음식점업(15.2%), 부동산업(11.1%), 도매 및 상품중개업(7.1%) 순이었다. 내수 침체로 자영업자들이 폐업에 내몰리는 현상은 올해도 달라지지 않았다. 커피전문점이나 편의점 등 진입 문턱이 비교적 낮아 창업이 활발했던 업종에서도 폐업이 늘었다. 지난해 12·3 불법계엄과 미국발 관세전쟁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지내고 있다.
내수 위축으로 민생이 어려워지면 정부가 경기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전임 윤석열 정부는 부자감세로 재정 여력이 바닥나자 복지 예산마저 제대로 쓰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가 추경 편성을 서두른 건 무너진 민생에 대한 위기감에서 출발했다. 지난 4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예산 12조1709억원을 포함한 31조8000억원의 2차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빚을 탕감하는 지원안도 담겼다. 더 늦기 전에 가계의 소비를 늘리고,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의 숨통을 틔워주는 ‘긴급 처방’인 셈이다.
이번에 지급되는 민생회복 쿠폰이 정보통신기술에 접근하기 어려운 계층이나 저소득·금융 취약층에게 빠짐없이 지급되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다만, 민생회복 쿠폰은 쓰러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응급 대책일 뿐 근본 처방이 아니다. 정부는 차제에 자영업 과잉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체계적인 출구전략을 만들 필요가 있다. 꺼져가는 성장동력을 되살리고 경제 구조개혁의 청사진을 마련할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이후 ‘첫 실험’에 성공했다.
축구대표팀은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중국과 1차전에서 3-0으로 완승했다.
홍명보 감독의 3-4-3 시스템은 경기 초반부터 명확한 효과를 드러냈다. 센터백 3명으로 수비 안정성을 확보한 가운데 좌우 윙백들이 상대 진영 깊숙이 침투하며 중국 수비진을 무력화시켰다. 기존 포백 시스템과 달리 윙백들의 적극적인 측면 뒷공간 공략을 통해 상대 수비라인을 후퇴시키고 벌어지는 빈틈을 노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첫 번째 골은 전반 8분 오른쪽 윙백 김문환의 과감한 오버래핑에서 나왔다. 김문환이 박스 오른쪽 모서리까지 치고 올라가 정확한 패스를 내줬고, 이동경이 반대편 골대를 향해 왼발로 감아차며 골망을 흔들었다. 중국 수비수들은 윙백들의 저돌적인 측면 돌파와 윙어들의 안쪽 침투 움직임에 갈팡질팡하며 결정적인 공간을 내주었다.
이동경·주민규·김주성 연속골철벽 수비·효율적 공격 3 대 0 승통산 6번째 우승 도전 ‘첫 단추’
두 번째 골 역시 전반 21분 왼쪽 윙백 이태석이 박스 부근까지 치고 올라가 올린 크로스를 주민규가 정확한 헤더로 마무리했다. 단 3번의 슈팅으로 2골을 기록하며 홍명보호는 효율성도 과시했다.
수비에서는 박진섭이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는 멀티 플레이어로서 탁월한 역할을 수행했다. 박진섭은 공격 시에는 중원에서 빌드업을 주도하고, 수비 시에는 센터백으로 내려앉아 스리백 라인을 완성하며 박스 침투를 원천 차단했다.
이러한 전술적 완성도는 중국의 공격력을 거의 무력화시켰다. 중국은 전반 38분에야 첫 슈팅을 기록했고 그마저도 골문 밖으로 벗어났다.
2-0으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에도 공격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세 번째 골은 후반 12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다. 박승욱의 헤더로 흐른 볼을 김주성이 오른발로 정확하게 밀어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세트피스에서도 득점을 기록하며 홍명보호는 다양한 상황에서의 득점 능력을 입증했다.
승부가 기울어지자 홍명보 감독은 적극적인 선수 교체를 통해 다양한 자원들을 실험했다. 후반 19분 생애 첫 A매치에 나선 스트라이커 이호재와 미드필더 강상윤을 투입했고 이어 서민우, 모재현, 이승원까지 그라운드에 내보내 중국전을 신예들의 실험장으로 활용했다.
투입된 신예들은 각자의 특성을 살린 플레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호재는 상대 수비를 향한 적극적인 압박과 유연한 연계플레이로 베테랑 못지않은 안정감을 보여주었고, 강상윤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만들어주며 팀 전술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중국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약체이며 임시 사령탑 체제에서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격변기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홍명보호의 스리백 실험은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대표팀이 기존 포백 시스템과 스리백 시스템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멀티 수비자원들의 가치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1일 홍콩전을 거쳐 특히 15일 일본과의 최종전이 이번 전술 실험의 완성도를 가늠할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과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채 해병 특별검사팀(채 상병 특검팀)이 구명로비 의혹의 출발점인 ‘멋쟁해병’ 단체대화방에 있던 인물들을 불러 사실관계 등 확인에 나섰다.
6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채 상병 특검팀은 전날 서울 서초구에서 ‘멋쟁해병’ 단체대화방에 들어가 있던 전 대통령 경호처 출신 송모씨와 경찰 출신 최모씨 등을 만나 구명로비 의혹에 관한 내용을 확인했다. 이 자리는 정식 소환조사가 아닌 면담 형식으로 이뤄진 사전 조사 절차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들과 향후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구명로비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전반을 물었다고 한다. ‘멋쟁해병’ 대화방에는 송씨, 최씨, 그리고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 전직 해병대원 5명이 참여하고 있었다. 그 중 이 전 대표는 과거 친분이 있던 김건희 여사에게 임 전 사단장에 대한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심을 받는 인물이다.
채 상병 특검팀은 단체 대화방에 참여한 다른 이들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대화방에 참여한 이들의 통신기록도 확보한 상태다.
지난 2일 임 전 사단장을 소환조사한 특검팀은 오는 7일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을 불러 채 해병의 죽음에 대한 수사외압 의혹을 본격 조사할 예정이다.
충남 청양의 칠갑산 터널에서 차량이 전복된 뒤 불이 나 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6일 오후 6시32분쯤 청양군 대치면 이화리 칠갑산 터널 안에서 60대 A씨가 몰던 승용차가 전복된 뒤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40대 B씨와 뒷좌석에 탄 60대 C씨가 심정지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숨졌다.
A씨도 크게 다쳤다.
경찰은 차량이 전복되는 과정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