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조건 등 언급 없어트럼프 “유럽 도우러 왔다”‘대러 제재 강화’ 요구 거절
공동성명서도 러 규탄 빠져“트럼프에 끌려다녀” 비판
32개 회원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2035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하고 25일(현지시간) 폐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시간도 채 안 되는 짧은 방문에서 국방비 증액이라는 큰 수확을 챙기고 귀국길에 올랐다. 그러나 ‘통 큰 양보’를 한 유럽은 나토의 핵심인 집단방위조항(제5조)에 대한 단호한 보장이나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라는 핵심 요구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5조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묻는 말에 “나는 제5조를 지지한다. 그래서 여기에 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미국에서 네덜란드로 향하던 전용기 안에서 “그 조항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렸다”며 모호한 태도를 보인 것과는 대비된다. 이 같은 변화는 나토 회원국들이 그가 줄곧 요구해온 ‘GDP 대비 5% 국방비 지출’ 기준을 수용한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때부터 걸핏하면 유럽 동맹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나토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이날 태도는 온건했다. 그는 “(국방비 증액은) 갈취가 아니다. 우리는 이들을 돕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나토 회원국들에 대해 “그들은 정말로 자기의 나라를 사랑한다. 정말 멋졌다”고도 했다.
그러나 제5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도 유럽이 기대했던 ‘확고한 안보 보장’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로뉴스는 “표면상으론 강한 지지처럼 보이지만 정상회의 전 발언에 대한 해명이나 철회는 없었다”면서 “구체적인 군사적 보장이나 조건은 언급하지 않아 여전히 모호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제5조에 대한 애매한 태도를 지렛대 삼아 유럽의 국방비 확대를 요구했다.
제5조는 특정 회원국이 무력 공격을 받으면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공동 대응에 나선다는 집단방위 원칙을 담고 있어 나토 조약의 핵심 조항으로 꼽힌다.
유럽은 대러 제재 강화를 강하게 요구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동성명에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빠졌고 러시아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기보다는 ‘유럽·대서양 안보에 대한 장기적 위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데 그쳤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6일 공개된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모든 회원국이 원하는 대로 더 강한 제재로 러시아를 압박한다면 우리는 휴전 협상에 나설 능력을 잃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추가 제재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결국 이번 정상회의에서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확실한 안보 보장이나 러시아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끌어내지 못한 채 그의 요구에 끌려다녔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 합의와 관련해 “유럽을 노골적으로 경멸하고 깔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어디까지 배려해야 하는지에 대해 유럽 정상들이 지난 5개월간 고민해왔지만 결국 ‘자존심을 삼키는 쪽’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관계 단절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는 “이번 정상회의는 나토의 가장 강력한 회원국인 미국을 달래고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맞추기 위해 설계됐다”면서 “남은 숙제는 유럽이 과연 그 대가를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초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들어간다. 국내 첫 원전 해체 사례로, 원자력업계는 원전 해체 산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해체 과정에서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고리 1호기 해체 계획서를 심의·의결하고 원전 해체 승인 결정을 내렸다. 국내에서 상업용 원전이 해체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안위는 “한수원이 해체에 필요한 조직, 인력, 절차, 비용·재원, 기술 능력 등을 확보했고 부지 방사능 오염 조사, 해체 전략 등이 원자력안전법령과 기술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승인 사유를 설명했다.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 1호기는 설계용량 595메가와트(㎿e)의 가압경수로 방식 원전으로,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공급했다. 1978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했고 당초 2007년까지 운영 예정(설계수명 30년)이었지만, 한 차례 수명 연장으로 2008년 1월 재가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등 국내외에서 크고 작은 원전 사고가 이어지며 폐쇄 여론이 일었고, 2017년 6월18일 영구적으로 가동이 정지됐다.
이번 승인으로 고리 1호기는 약 12년간 해체 작업을 하게 된다. 해체 비용(사용후핵연료 처분 비용 제외)은 총 1조713억원, 원전 해체로 발생할 방사성폐기물은 17만1708t이 예상된다. 사용후핵연료는 167t(485다발)이 나온다.
해체 작업은 크게 해체 준비, 주요 설비 제거, 방사성 폐기물 처리 및 부지 복원 등 순서로 진행된다. 한수원은 향후 12년에 걸쳐 고리 1호기를 단계적으로 해체하고, 원전 부지를 복원할 계획이다. 오는 2031년까지 사용후핵연료 반출을 완료한 뒤, 2035년 부지 복원에 착수하고 2037년에 최종적인 해체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선 원전 해체 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고리 1호기 해체로 현장 경험과 기술력을 확보해 향후 원전 해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50년까지 약 600기 이상의 원전이 해체될 것으로 보는데, 업계는 이 시장이 향후 5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 방안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한국은 지금도 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 핵폐기물을 원전 내에 임시 저장하고 있는데, 그 양이 1만8900t에 달해 포화 상태다. 국회가 지난 3월 제정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9월 시행 예정)은 2050년까지 중간 저장 시설을, 2060년까지 영구 처분장을 설립할 것을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하지 못했다. 고리 1호기의 사용후핵연료는 내년 8월부터 부지 내 신설될 건식저장시설 등에 저장될 예정이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원전 해체 과정에서는 고준위 폐기물보다 중저준위 폐기물이 훨씬 많이 나오는데, 경주 중저준위 폐기물 처리장도 점점 폐기물이 늘면 포화가 되기 때문에 이 처리장을 어떻게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며 “한쪽에서는 원전을 짓고 다른 한쪽에선 방폐장(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을 만드는 방식이 아닌, 핵 발전 감축 계획 등을 통해 에너지 방향을 전환한다는 시그널을 명확하게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원 인제군문화재단은 오는 26일부터 8월 10일까지 남면 빙어호 일원에서 여름 축제인 ‘2025 여름 愛 인제 愛 빠지다’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청정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소양강 상류의 빙어호 일대에서 진행되는 이번 축제의 주제는 ‘대자연에서 즐기는 여름 놀이 천국’이다.
축제장은 물놀이장, 수상레저 체험장, 액티비티 체험장, 공연장, 푸드존 등으로 나눠 운영된다.
4290㎡ 규모의 대규모 물놀이장에는 워터슬라이드와 워터바운스를 비롯한 놀이 시설과 함께 다양한 크기의 수영장과 챌린지 풀이 조성된다.
수상레저 체험장에는 하우스 요트, 카페 보트, 호비웨이브, 수상자전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액티비티 체험장에는 클라이밍 월과 유로 번지, 하늘그네, 트램펄린 등이 들어선다.
또 이용객 편의를 위한 푸드존과 함께 각종 공연·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공연장도 마련된다.
특히 올해는 무더위를 대비해 햇빛 노출을 피할 수 있는 그늘 쉼터와 가림막을 대폭 늘리고, 시원한 실내취식존도 만들 예정이다.
이 밖에 소양호 상류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열기구 체험 행사도 진행된다.
인제군문화재단 관계자는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라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빙어호 일원에서 열린 여름 축제 프로그램에 참여한 관광객은 6만 명에 달했다.
과학이 가려낸 진범, 남편이었다
■스모킹 건(KBS2 오후 9시45분) = 2023년 12월, “사람이 크게 다쳤다”는 신고가 119에 들어왔다. 현장으로 출동한 구급 대원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여성을 발견했다. 경찰은 국내 최고 로펌의 변호사였던 남편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긴급 체포했다. 남편은 살해 혐의를 부인했지만, 과학수사관과 법의학자의 분석으로 남편의 의도적 살해였음이 드러났다. 법원은 남편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지심도에서 자리돔 낚는 방법은
■한국기행(EBS1 오후9시35분) = 경남 거제에는 섬 모양이 마음 심(心) 자를 닮아 ‘지심도’라는 이름을 갖게 된 작은 섬이 있다. 겨울부터 봄이면 붉은 동백이 피어나고, 여름이면 숲에서 새들이 노래하는 곳. 이경자·조동일씨 부부는 지심도의 매력에 빠져 이 섬에 자리를 잡았다. 부부는 대나무 장대 끝에 커다란 그물을 달아 생선을 낚는 지심도의 전통 어업 방식으로 제철 자리돔을 잡으며 여름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