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자주묻는질문 더불어민주당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도덕성 의혹을 적극 제기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역으로 도덕성 의혹을 제기하며 방어를 이어갔다.
주 의원 인사청문회가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까지 공개거론하자 국민의힘은 “그러려면 주 의원을 총리로 지명하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내에서도 김 후보자 검증과 관련해 야당 의원을 공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2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각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을 차라리 국무위원으로 추천해 인사청문회를 한 번 해보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수입을 크게 웃도는 지출액, 사적 채무, 아들과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법안 공동발의 등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적극적으로 제기해왔다.
한 최고위원은 “가장 요란한 공격수인 주 의원이 국민적 질타를 받기도 한다”라며 “(주 의원) 토지에서 클럽이 운영되고 있었다는 내용을 비롯해 상당히 많은 내용을 구체적인 근거와 함께 제시하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은 “국민들과 함께 (주 의원이) 어떻게 70억원이 넘는 재산을 축적하고 할아버지 증여를 통해 미성년자 (자녀)가 7억원이 넘는 예금을 보유할 수 있는지 파헤쳐볼까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박선원 민주당 의원도 지난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 의원과 가족 명의 재산, 사인 간 채무 등을 김 후보자와 비교하며 주 의원 도덕성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주 의원 공격은 “뻔뻔하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주 의원이 김 후보자 검증을 충실히 하다보니 민주당에서 주 의원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어이없다”며 “그럴거면 주 의원을 총리로 지명하라”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만약 주 의원이 총리 후보자라면 우리 당 모두 나서 낱낱이 검증할 것”이라며 “그런데 총리 후보자는 현재 김민석 아닌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검증하는 것은 민주당이 야당일 때도 그대로 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내에서도 자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은) 청문회 때 본인이 자료로 반박하면 될 일”이라며 “당에서는 ‘정도’를 걸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전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런저런 의혹 (제기)은 야당의 몫이니, 차분하게 또 진솔하게, 공손하게 대응하면 될 일을 조금 고압적으로 나온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특위는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사흘째 파행을 빚고 있다. 인사청문회가 오는 24~25일 예정돼 있어 이날 중에는 여야가 증인 목록을 합의해야 한다. 인사청문회법에는 국회가 증인·참고인에 대해 5일 전까지 출석요구서를 보내게 돼 있다. 야당은 김 후보자 채권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채무액이 사실상 정치자금으로 제공됐는지 여부 등을 가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3년 전, 필자는 모 일간지에 ‘교육부 장관을 공모(公募)로 임명하자’는 내용의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2022년 6월 당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다 돼가도록 교육부 장관이 공석이던 상황에서, 내정된 후보자마저 적임자가 아니란 논란이 있는 때였다.
파격적으로 기존 관습을 깼으면 했다. 과감히 장관 후보군을 넓히고 제대로 능력을 검증해 훌륭한 교육 수장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놀랍게도 교육부 장관 공모는 이제 현실이 됐다. 이재명 정부가 장차관, 공공기관장 등 대통령이 임명하는 주요 공직 후보자를 국민 추천을 받아 임명하기로 한 것이다. 보여주기식으로 끝나지 않는다면 획기적인 시도다.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지만 이왕 하기로 했으니, 선발과 검증 과정을 철저히 거쳐 국가의 동량을 기르는 교육 분야에 적합한 인물이 발굴되길 기대해 본다.
필자가 몸담은 민간교육(사교육) 업계나 공교육에서도 교육부 장관 인재 추천과 관련해 여러 이야기가 들린다. A가 교육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다느니, B를 추천하기로 힘을 모으자거니 하는 것들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 백년지대계를 이끌 적임자들이 국가 인재 데이터베이스에 올랐으면 한다. 매년 바뀌는 교육 정책 속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뚝심 있게 미래 교육 정책을 끌고 갈 교육부 장관을 얻을 수 있게 말이다.
그렇다면 어떤 인재상이 교육부 장관에 적합할까. 우리 아이들에게는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닌, 역동적인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따라서 ‘미래를 보는 혜안’이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주요 자격 능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인공지능(AI)·초연결사회·기후위기·다원화·양극화 등 격변하는 시대 변화에 관한 안목이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특히 AI 시대를 맞아 피상적으로 AI 도구만 강조하는 교육에 치우치면 안 된다. 아이들이 AI에서 어떤 본질에 집중해야 하는지, AI가 한 아이의 적성 계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하고 실무와 활동 중심의 교육 정책을 폈으면 한다. 그것만이 뒤처진 AI 전쟁에서 한국 AI 인재가 피어날 수 있는 희망이다.
도덕성도 흠결이 없어야 한다. 도덕성은 전제 조건이다. 모든 정부 인사에게 도덕성이 요구되지만 교육부 장관은 더 특별하다.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이 비도덕적이면 그가 펴는 교육 정책은 인정받을 수 없다.
교육부 장관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념이나 사상에 치우쳐서도 안 된다. 교육부도 행정부 소속이므로 정부와 당연히 발은 맞춰야 하겠지만, 교육은 언제나 가치 중립적이고 이념 중립적이 되게 노력해야 한다. 장관이 개인적 이념이나 신념만 앞세우면 교육은 정치적 논쟁 대상으로 전락해 버린다. 진보·보수 정권 모두에서 논란이 됐던 역사 교과서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교육 현장이 이념으로 갈라지면 아이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는다.
교육 분야 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한 분이면 좋겠다. 아무래도 한 분야에만 오래 있다 보면 사고가 경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꼭 교육자 출신만 교육적 혜안이 있으란 법은 없다. 개인적 바람으로는 이전 교육부 장관들보다 다소 젊었으면 한다. 연륜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40~50대 장관이 지닌 창의적 사고가 교육 현장을 어떻게 바꿀지 궁금하다.
끝으로 현장과의 소통 능력도 중요하다. 교육부가 실효성 있는 정책을 설계하려면 교사를 비롯해 학부모, 학생, 교육청, 민간교육 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고충과 현실을 이해해야 한다.
이번 국민추천제를 기회로 그동안 교육부 장관 자리를 거의 독차지해온 대학교수 등 학계 인물에서 벗어나 교육 정책 감각이 탁월한 교사나 기업가, 사회운동가도 장관 물망에 올랐으면 한다. 만약 행정적,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면 그때 차관이나 정책보좌관 등이 보완하면 된다. 국민 추천도 마무리됐으니 ‘미래를 읽고, 현장을 품을 리더’를 곧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