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주인공 애순이는 제주목 관아에서 열린 백일장 한라춘사제에 자판을 깔고 장사를 하던 중 고교 시절로 돌아간 듯 원고지 한 장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눌러담은 시를 써 내려간다.
제주목 관아에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주인공들이 참여했던 백일장이 실제 열린다.
제주도는 오는 28일 오전 10시 제주목 관아에서 ‘한라춘사제 백일장 & 어린이 사생대회’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드라마 속 1967년 한라춘사제를 재현한 특별한 문화행사로, ‘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와 연계해 기획했다.
행사는 제주도내·외 학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초등·중등부를 대상으로 한 백일장과 유치부 대상 그림 대회로 구성된다.
참가 신청은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누리집(jejuheritage.kr) 공지사항을 참고해 구글폼으로 접수하면 된다. 당일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참가자들은 제주의 꿈, 제주의 자연, 제주의 사람들, 탐라순력 4가지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분야별 대상에게는 30만원, 최우수상 20만원, 우수상 10만원, 장려상 5만원이 지급된다. 시상식은 당일 오후 5시 제주 국가유산 방문자센터 ‘향사당’에서 열린다.
사전 신청자에게는 옛날 교복을 무료로 대여하는 특별 이벤트가 진행된다. 도 관계자는 “교복을 입고 과거 목 관아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체험은 오래전 시간 속으로 들어간 듯한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20분간 경제 24회·성장 12회·민생 9회·위기 7회 언급“국민의힘에 고맙다” 협치 의지…“공정 성장”도 제시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국회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에서 실용주의를 핵심 국정운영 기조로 삼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이념과 진영, 여야를 떠나 경제·민생 대응에 나서자고 강조하면서 국회의 협조를 이끌어내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추경안 시정연설에서 “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부, 위기 앞에 실용으로 답하는 정부여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위기에 대한 정부 대응의 기조로 실용을 꼽은 것이다. 연설 말미에도 “오직 실용 정신에 입각”해 경기 회복과 경제 성장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념과 구호가 아니라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실천이 새 정부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언급한 것 역시 진영에 갇히지 않고 실용성을 따져 정책을 택하겠다는 맥락으로 해석된다.
국정의 중심에 실용주의를 두는 것은 정부 출범 때부터 예고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선서에서 이재명 정부의 지향점을 “유연한 실용정부”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라고 밝혔다. 취임 22일 만에 이뤄진 첫 시정연설에서 다시 실용을 강조하면서 진영을 떠난 협조를 촉구한 것으로 읽힌다.
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경제’(24번)였다. ‘국민’(17번), ‘국회’(13번), ‘성장’(12번), ‘민생’(9번), ‘위기’(7번)가 뒤를 이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성장과 민생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의힘’은 3번 등장했다. 실용은 국정운영 기조와 “실용외교”를 말한 부분 등에서 3번 나왔다.
국회와 국민의힘이 수차례 언급된 것은 이 대통령이 연설 전반에서 거듭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야당 의원석을 바라보며 “정부가 추경안에 담지 못한 내용이 있다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주저하지 말고 의견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께서 어려운 자리에 함께해 준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 고맙다”고도 덧붙였다.
연설에는 추경안 설명과 함께 이재명 정부의 분야별 국정 청사진이 담겼다. ‘공정 성장’ ‘코스피 5000시대’ 등 새 정부의 지향점을 알리면서 국회를 설득하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전략으로 ‘공정 성장’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성장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의 문을 열어야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하고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자본시장의 공정성 강화 등을 ‘정상화’로 규정하고 이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외교·안보 분야를 두고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로 통상과 공급망 문제에 대응하겠다”며 실용을 외교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는 노선을 재확인했다.
전임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도 담았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에 정부가 손을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것은 무책임한 방관”이라고 말했다. “2023년과 2024년, 도합 80조원 이상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고 짚은 것 역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조업 중 납북됐다가 귀환한 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처벌받은 어민 4명이 56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단독 이창경 판사는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수산업법 등 위반 혐의로 기소돼 과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심모씨(83) 등 4명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무죄를 받은 4명 중 심씨만 살아 있고, 나머지 3명은 이미 사망했다.
심씨 등은 1967년 10월12일 옹진군 백령도 해상에서 조업 중 어로한계선을 넘어 북한 해역으로 탈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들 중 3명은 1969년 2월 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자격정지 1년을, 나머지 1명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자격정지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처벌된 A씨의 자녀 등이 청구한 재심을 받아들였다. 이 판사는 사건 당시 이들을 포함한 선원 20명이 어선 5척에 나눠 타고 조업에 나섰다가 총을 쏘면서 위협하는 북한 경비정에 납치돼 67일간 북한에 억류됐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 판사는 “A씨 등의 과거 자백 진술은 수사기관에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증거 능력이 없다”며 “A씨 등을 포함한 선원 20명은 장기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상태라 육체·심리적으로 매우 위축된 상태에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원 중 1명이 수사기관에서 피의자 신문을 받고 4일 뒤 사망한 사실을 지적하며 수사과정에 가혹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