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폰테크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확전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사태 악화를 막으려 총력전에 나섰지만 이스라엘과 이란은 거친 설전을 주고받으며 공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6차 핵 협상은 결국 취소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5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국방부 청사와 핵심 에너지 시설을 타격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기습 직후 대대적 반격에 나선 이란 역시 이날까지 이스라엘 본토 곳곳을 향해 탄도미사일 200여기와 자폭 무인기(드론)를 발사했다.
이에 따라 이란에선 지난 13일 이후 이틀 간 128명이 숨지고 900명 이상이 다쳤다. 이스라엘에선 이날까지 민간인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380명이 부상을 입었다.
주말 동안 테헤란과 이스라엘 예루살렘 등에선 양측 공습과 요격에 따른 폭발음이 이어졌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이란 정권의 모든 표적을 공격하겠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테헤란은 불타오를 것”(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 “더 가혹하고 강력한 대응을 마주할 것”(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 전면전을 우려케 하는 위협을 주고받았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 속에 이날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국과 이란의 6차 핵 협상은 취소됐다. 이란은 이번 이스라엘 선제 공습에 미국이 동조했다고 보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야만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협상을 이어가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이란과 이스라엘에 확전 자제를 촉구하며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두드러지는 성과는 없었다.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작전이 수 주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50분간 통화하며 이란과 이스라엘이 군사 대결을 끝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두 정상은 또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푸틴도 나처럼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끝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그는 “미국은 이란 공습과 아무 관련이 없다. 만약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든 이란의 공격을 받는다면 미군의 모든 전력과 힘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이란에 쏟아부을 것”이라고 경고한 뒤 “하지만 우리는 이란과 이스라엘 간 협상을 쉽게 성사시켜 이 피비린내 나는 갈등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규탄하고 갈등 확대 방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언급하며 “이재명 정부에서 그런 일은 절대 벌어질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장마철 대비 현장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공무원들의) 안전에 관한 마인드를 통째로 바꿨으면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직후 이태원 참사 현장을 방문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정권 초반 국정 동력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강홍수통제소에서 현장 점검회의를 열고 약 1시간20분 동안 장마철 홍수 예·경보 시스템을 점검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안전과 평화는 국민 행복의 대전제”라고 말했다. 이튿날 안전치안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이로부터 일주일 만에 또다시 안전과 재난 대비를 주제로 현장 점검에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에 대해 공직자가 잘못하면 엄중한 책임을 묻되 책임에 상응하는 권한과 보상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전에 관한 생각, 안전 부서에 대한 마인드를 통째로 바꿨으면 싶다”며 “인력 배치부터 업무 성과 보상 체계도 근본적으로 바꿨으면 싶다”고 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정말로 중요한 일인데 생색이 별로 안 나는 일이라 소홀하기 쉽다”며 “안전 관리 부서는 대우도 별로라 기피 부서 비슷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거론하며 “조금 신경 썼으면 다 피할 수 있었던 재난 사고들”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예측 가능한 사고가 무관심, 방치 때문에 벌어지는 경우는 절대로 없도록 해야 한다”며 “잘 먹고 잘사는 문제, 민생 문제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공직자들이 각별히 마음에 새겨두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억압적 수단만으로는 안 되고 보상체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인사 문제에 근본적 대책을 수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안전 관리 담당 공무원의 권한 강화와 지위 제고, 보상안을 포함한 인사 개편안을 고안해달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완섭 환경부 장관,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본부장, 오병권 행안부 자연재난대응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한강홍수통제소 현장 점검 후 10·29 이태원 참사 현장인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 골목을 방문했다. 차량에서 내린 이 대통령은 바닥에 새겨진 ‘우리에겐 아직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살펴본 뒤 국화를 헌화하며 10여초간 눈을 감고 묵념했다. ‘기억과 안전의 길’로 이름 붙은 참사 현장 골목을 찬찬히 둘러본 이 대통령은 동행한 참모진에게 “이곳이 사람들이 밀집했던 곳이냐” “유족 분향소가 여전히 있느냐”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주변 상인들과 악수를 하며 “이 골목의 영업은 요즘 어떻게 되느냐” “권리금은 어떻게 되나. 권리금을 보면 상황을 알 수 있다던데” 등 상권과 관련해 질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