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검사출신변호사 김용균씨 추모조형물 바로 옆에 김충현씨를 추모하는 비석과 나무가 세워졌다. 김충현씨가 숨진 지 100일 만이다.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10일 태안화력발전소 정문 앞에서 김충현씨를 추모하는 비석과 나무를 세우는 ‘노동자 기억식’을 열었다. 대책위원회는 이날 “희생의 반복을 멈추고 안전하고 단단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동료들의 다짐을 담아 이제 두 노동자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지게 됐다”고 밝혔다. 추모비석에는 “빛을 만드는 노동자 김충현,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꿈꾸며 잠들다. 김충현을 기억하며 우리는 살아서 투쟁할 것입니다”라고 새겨져 있었다. 비석 옆 추모나무에는 “가장 밝고 큰별이 되길 바라네”라고 적힌 추모 명패가 달렸다.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한전KPS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지난 1일 현장에 복귀했다. 대책위원회는 “일터를 바꾸고, 위험의 외주화를 끊어내고, 한국서부발전과 한전KPS 같은 거대 권력 그리고 이를 방치한 정부에 맞서 싸워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며 “불법파견 소송 1심에서 승소했지만, 승소는 목표가 아닌 새로운 출발로 현장을 바꾸는 싸움은 지금부터”라고 했다.
박정훈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동상이 된 김용균이 노동자가 안전하게 퇴근하는지 확인하는 감시자가 되길 바랐지만, 불행히도 김용균 옆에 일하다 죽은 노동자를 세운다”며 “일하다 죽은 노동자가 아닌, 안전하게 퇴근한 노동자가 김용균과 김충현의 옆에 서있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철희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 태안분회장은 “여전히 현장은 안전하지 않고 노동은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현장에 발 딛는 순간마다 불안이 스며들고 다른 희생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고 밝혔다.
김충현씨는 지난 6월2일 오후 2시46분쯤 태안화력발전소 내 9·10호기 종합정비동 1층 건물에서 기계에 끼여 숨졌다. 김씨는 정비 부품 등 공작물을 선반으로 깎는 작업을 하다 기계에 옷이 끼면서 말려들어가 사고를 당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재판장 정회일)는 지난달 2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김영훈 한전KPS 비정규직지회장 등 24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1심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인다”며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이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전KPS가 발전소 정비 노동자를 파견고용한 것은 불법이며 직접고용을 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KT 무단 소액결제 사태와 관련해 5500여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정황이 확인됐다. 김영섭 KT 대표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피해 최소화를 위한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T를 아껴주시는 국민과 고객 그리고 유관기관 여러분께 염려를 끼쳐 죄송하다. 피해가 발생한 고객께 머리 숙여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는 이어 “회사와 임직원이 모든 역량을 투입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술적 조치를 취했고 피해 고객에게는 100% 보상책을 강구하고 조치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KT는 이날 개인정보 유출 정황을 확인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KT 자체 조사에서는 고객 약 1만9000명이 사태 원인으로 지목된 ‘불법 초소형 기지국’의 신호를 수신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이 가운데 5561명의 가입자식별정보(IMSI)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대상 고객에게 문자메시지·전화 등을 통해 고지했다. IMSI는 유심(USIM)에 저장되는 가입자 식별번호로, 통신망에서 사용자를 인증하는 데 활용된다.
다만 유심 관련 핵심 정보가 저장되는 중앙 서버(HSS) 침해나 불법 기기변경·복제폰 등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KT는 밝혔다. 추가 피해 역시 지난 5일 이후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KT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이 자사 네트워크에 어떻게 접속했는지, 소액결제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KT는 결제금액이 통신비에 청구되지 않도록 조치하는 등 고객 피해가 없도록 책임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까지 피해자는 278명, 금액은 1억7000만원으로 1인당 54만원 정도다. KT는 전수조사를 완료하면 소액결제 피해자가 최대 수십명 추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불법 초소형 기지국 신호 이력이 있는 이용자 전원에 대해서는 유심을 무료로 교체해주고 유심 보호 서비스(FDS)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위약금 면제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피해 보상안과 관련해서는 논의를 거쳐 추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포식하는 자본주의
미국 페미니스트이자 정치철학자인 낸시 프레이저와 스위스 철학자 라엘 예기의 대담집. 자본주의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자본주의가 왜 스스로를 갉아먹다가 결국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지 등에 대해 포괄적인 이론을 전개한다. 장석준 옮김. 프시케의숲. 2만5000원
▲괴물의 등장
저자는 전염병이 단순히 생물학적 현상이 아니라 불평등한 사회 구조와 자본주의의 민낯이 키워낸 ‘사회적 괴물’의 등장이라고 본다. 전염병 확산은 인간이 만들어낸 시스템의 취약성이 낳은 필연적인 재앙이라는 것이다. 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우석균·김주연 옮김. 한울. 2만8000원
▲정동연구 지도제작
최근 인문학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끌고 있는 ‘정동(affect)’ 개념이 정치, 노동, 인종, 젠더, 예술 등의 문제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살핀다. 외국 필자들의 글 6편과 번역에 참여한 한국 연구자들의 해제가 실렸다. 알리 라라 엮음. 권명아 외 4명 옮김. 갈무리. 2만5000원
▲월스트리트의 유대인들
1848년 전후 독일에서 미국으로 온 유대인들은 금융업에서 크게 성공했다. 유대인 금융가들이 월스트리트의 금융 권력으로 부상하는 과정을 제1차 세계대전, 러시아혁명, 대공황 등과 함께 파노라마처럼 풀어낸다. 대니얼 슐먼 지음. 민태혜 옮김. 생각의힘. 3만8000원
▲강의 | 롤랑 바르트의 죽음들
프랑스 기호학자 롤랑 바르트의 콜레주드프랑스 취임 연설과 바르트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인 1981년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발표한 애도의 글을 묶은 책. 데리다의 글은 우정과 애도, 타자성이라는 데리다 철학의 테마를 보여준다. 김예령 옮김. 문학과지성사. 1만3000원